4.3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시민생활체육관 앞에서 지원유세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강기윤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03.21./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취임한지 한 달 가량 되자마자 첫 심판으로 4.3 보궐선거를 앞두고 발목 잡혔다.

황 대표는 지난달 27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됐다. 이후 한 달여간 차기 대선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종횡무진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나 황 대표는 선출 된 후 첫 심판으로도 볼 수 있는 4.3 보궐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이 황 대표 함께 거론되면서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황교안,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압박만 더해져...

이에 대해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26일 "황교안 대표가 나서라. 김학의 전 차관의 성폭력 사건 의혹 당시 법무부 장관이 황교안 대표"라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미 김학의 전 차관의 성폭력과 뇌물, 그리고 이를 비호한 권력의 문제는 박근혜 전 정권과 한국당으로 의혹이 확산되고 있고, 국민적 분노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어 "황 대표 본인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황 대표가 특검을 먼저 주장하고 나서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이를 덮으려 하지 말고 정의당이 제안한 김학의 특검에 즉각 동의하라"고 촉구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25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당내 진상규명 특별위원회를 조속히 구성토록 하겠다”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떳떳하다면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정권의 청와대가 나서서 경찰에 온갖 외압을 행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VIP(박근혜 전 대통령) 관심이 많다. 이쯤 되면 이번 사건을 ‘김학의 게이트’라 불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황교안 대표는 김학의 사건에 대해 ‘공작정치’ ‘황교안 죽이기’라고 하면서 자신을 옹호하기에 급급하다”며 “떳떳하다면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국당도 공작정치, 표적수사라는 등 수사의 본질을 흐리지 말기를 바란다”며 “국민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번 사건을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것이 한국당의 본심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가 언급한 ‘황교안 죽이기’는 지난 24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은 민생 살리기가 아니라 오직 황교안 죽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언급이다.

황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정상적으로 국정운영을 하겠다면 정치행위의 목표는 민생이 되어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온 문재인 대통령 부정평가 중 '민생문제 해결부족'이 단연1위"라며 "'살고 싶습니다' '살려주십시오'...제가 창원, 통영⋅고성에 내려와 가장 많이 듣는 시민의 목소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민생이 죽어가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과 집권여당은 민생 살리기가 아니라 오직 황교안 죽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는) 비정상적 상태다. 부디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와 2013년 경찰의 김 전 차관 사건 수사 당시 외압 의혹 당사자로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전 민정비서관 이중희 김앤장 변호사가 수사선상에 오른 상태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25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과거사위는 “(곽 의원과 이 변호사가) 김 전 차관의 범죄 혐의를 내사하던 경찰을 질책하거나 수사지휘 라인을 부당하게 인사조치 하는 방법으로 수사를 방해했다”며 “‘김학의 동영상’의 감정을 진행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행정관을 보내 동영상과 감정 결과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이 한국당 의원까지 함께 거론되면서 황 대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보궐선거를 일주일 가량 남기고 한국당에서 불거지는 구설수가 황 대표에게는 흠결이 될 수밖에 없다.

◆'첫 심판' 보궐선거 승리 여부...'글쎄'

게다가 황 대표를 향한 첫 심판으로도 볼 수 있는 보궐선거 역시 승리를 예감할 수 없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창원 성산 지역의 단일화를 지난 25일 확정지었다. 권민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단일후보로 선출된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창원 성산구 반송시장입구에서 이정미 대표, 심상정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한국리서치가 창원 KBS의 의뢰로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국회의원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자유한국당 강기윤(26.6%) 예비후보 1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정의당 여영국(25.3%)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권민호(7.1%) 예비후보가 이었다. 그 외에 민중당 손석형(7.0%) 예비후보, 민주당 윤용길(2.7%) 예비후보, 바른미래당 이재환(1.9%)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한승태(1.9%) 예비후보 순이다.

때문에 단일화로 인해 분산된 표가 합쳐진다면 1위를 달리고 있는 자유한국당 후보가 뒤쳐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 대표는 이에 초조함을 드러냈다. 황 대표는 지난 25일 "더불어정의당이 만들어졌다"며 "좌파연합이자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야합"이라고 힐난했다.

황 대표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야합할 수 있다면 왜 당을 나누는 것인가, 결국 이런 것은 국민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이라며 "집권여당이 창원을 버린 것이다.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 정부가 경제를 망가뜨려놓고 이제는 정치도 망가뜨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대표는 "후보를 포기한 여당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한국당은 당당하게 보궐선거에서 승리하겠다. 국민이 원하는 망가진 경제를 살리는 정당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5334명의 유권자 중 700명이 답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p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리서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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