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정찬택 서울 영등포구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당을 사랑하는 지역위원장 및 당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언주 의원의 언행 관련 사과 촉구 및 경고하고 있다.2019.03.2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바른미래당이 4·3 보궐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잇따른 내홍까지 발생해 위기를 맞았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지난 20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향해 “(손 대표가)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도 정말 제가 보면 찌질하다”며 자당의 대표에게 하기에는 수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이는 손 대표가 창원 성산 지역에 출마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를 돕기 위해 이달 초부터 창원 시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고성국티비’에서 “명분이 있을 때 절박하게 하면 국민 마음이 동하는데, 아무것도 없이 나 살려주세요 하면 짜증난다”며 이같이 힐난했다.

이 의원은 특히 4.3 보궐선거에 대해 “창원은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작지만 우리가 몇 프로 받으려고 훼방 놓는 것밖에 안 된다”며 바른미래당의 선거 유세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손 대표가 완전히 벽창호고 (선거를) 잘못하면 오히려 아니네만 못한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손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의 ‘막말파문’이 논란이 되자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인격도, 품위도 없는 ‘오물 투척꾼’으로 전락했는가”라고 강도 높여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보기 드문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한계가 있다, 한계가”라며 “이 의원을 위한 헌정 시”를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사람아 입이 꽃처럼 고와라. 그래야 말도 꽃같이 하리라. 사람아…”라며 황인찬 시인의 시 ‘꽃의 말’ 구절을 읊기도 했다.

이 의원의 이같은 ‘막말파문’이 번지자 바른미래당은 이언주 의원에 대해 내부 징계 논의를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위원장들은 당 윤리위원회은 27일 이 의원을 제소한 상태며, 당 윤리위원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통감하며 중징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는 당원의 청원이 있거나, 윤리위 직권으로 징계 절차에 돌입할 수 있는데 가장 낮은 단계의 경고에서 최고 당원권 정지와 제명까지 가능하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이미 충분히 알려진 바 있다. 바른미래당은 선거제 패스트트랙을 두고 당내 의견 차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지도층인 김관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찬성 측과 이번에 ‘막말파문’을 일으킨 이언주 의원을 비롯한 반대 측으로 나뉘었다.

패스트 트랙이란 상임위에서 재적 위원 5분의 3이 찬성하면 법안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이후 총 330일이 지나면 합의가 되지 않아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지난 20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극명한 찬반의 대립으로 결렬된 바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끝내 합의되지 못한 의원총회를 빠져나와 기자들에게 “다수당 횡포가 지금보다 훨씬 심할 때도 선거법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한 적 없다”며 “아무리 좋은 선거법도 그건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저는 선거법 패스트트랙은 안 된다고 분명히 얘기했었다”며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등은 권력기관의 문제라 당에서 충분히 안을 내 패스트트랙에 태울 수도 있지만, 선거법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유 의원보다 빨리 의총장을 나선 이언주 의원도 “공수처법은 북한 국가보위부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선거법도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이상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시도 자체가 일종의, 우리 당을 와해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술책과 모략"이라며 “선거제도를 끼워서 무슨 협상을 한다? 순수성을 결여했다. 민주당 꼼수에 넘어간 것”라고 주장한 김중로 의원과 의견을 같이했다.

설상가상으로 바른미래당은 일주일 남은 보궐선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24~26일 창원성산 보궐선거 후보자들에 대한 지지도를 여론조사한 결과(표준오차 95%, 오차범위 ±3.7%),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1.3%,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28.5%로 압도적인 1,2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5.3%, 손석형 민중당 후보가 4.6%, 진순정 대한애국당 후보가 0.6%, 김종서 무소속 후보가 0.9%를 차지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렇듯 바른미래당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의 귀국설이 확산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오는 9월 귀국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6월 조기 귀국할 가능성이 점져치고 있다.

이에 정계에서는 안 전 의원의 귀국이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창원성산의 경우 민주당과 정의당 후보단일화 결과 발표 직후인 25일 오후 5시부터 26일까지 진행됐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은 만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과 유선전화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병행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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