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를 둘러쌓고 판매 중단부터 종양 유발 등의 안전성 우려까지 제기되며 후폭풍이 게세지고 있다. 특히 최근까지 약 3500여명의 환자들이 이 약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작 제조사인 코오롱 생명과학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내놔 파장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액·2액으로 구성된 인보사에 종양 유발 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것은 2액이다. 세포 조직을 빨리 자라게 하는 인자가 도입된 연골세포인 2액 세포(GP2 293)는 종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치료용으로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한 제품이다. 이런 이유로 실제 치료제로 허가받은 국내외 사례는 전무하다.

때문에 해당 세포가 체내 직접 투입됐을 시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연구·사례 등은 단 한건도 없다. 문제는 GP2 293 세포의 핵심 원료인 ‘HEK 293 세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멸하는 정상 세포와 달리 빠른 증식·끈질긴 생명력을 보유하고 있어 자칫 돌연변이를 일으킬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 이로 인해 HEK 293 세포는 미국·유럽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이런 상황 속 이미 인보사를 투약 받은 환자들은 세포 성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개발이 이뤄졌단 점에서 각종 부작용 우려를 호소하고 있다. 더군다나 치료를 받은 환자 대부분이 고령으로, 상당수는 투약 여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위험성 또한 도사릴 수 있단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선 인보사 293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것과 다르지 않단 비난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이런 세간의 우려에도 정작 제조사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입장은 다르다. 방사선 조사·세포 사멸 확인 시험 등을 거쳐 이미 잠재적인 종양원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안전성에선 문제가 없다는 것. 또 임상시험부터 현재까지 11년간 인보사를 투여한 3500여명의 환자 중 이를 우려하는 부작용 사례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때문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대로라면 사실상 이름표만 달라졌을 뿐 안전·유효성엔 문제가 전혀 없다는 것과 같다.

다만 일각에선 이 같은 코오롱생명과학 측 해명은 납득할 수 없단 주장이다. 특히 회사가 15년간이나 세포가 바뀐 사실을 몰랐다는 점도 각종 의혹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단 지적이다. 이유인 즉 현재까지 관련 세포를 사람에게 투여한 논문은 커녕 조사·부작용 사례 등이 전무하기에 회사 측 주장대로 100% 안전성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이번 사태의 핵심 성분으로 알려진 HEK 293 세포의 경우 여지껏 코오롱생명과학이 착각했던 연골세포와는 모양자체가 달라 충분히 구별 가능했을 것이란 점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종양 유발’ 등의 위험성 제기에 관해선 사측에서 발표했던 대로 안전성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보도에 나온 바와 같이 정말 위험한 세포라면 애초 FDA 허가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해당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와 관련 FDA에 의뢰를 넘겨 놓은 상황”이라며 “추측한 바 증식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바이러스가 함유되다 보니 세포 본질의 색이 변화하는 과정이 생기고, 이런 과정 속 해당 사실을 모른채 현재까지 믿고 사용하게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속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며 “자세한 결과는 4월 15일경 FDA 의뢰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