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규 전 손오공 회장이 지난 2월 14일 경기 부천시 손오공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갑질 논란 등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 전 회장은 모든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완구업계 1위인 손오공이 최근 불거진 창립자인 최신규 전 회장이 횡령·배임 의혹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9일 손오공 측은 "최 전 회장이 회삿돈으로 가족 행사를 치른 것과 회사는 무관하다"면서 "백수연은 최 전 회장의 개인 법인에서 가수금 반제로 처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손오공과는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이날 한 매체는 최 전 회장이 지난 2월 갑질 의혹이 불거질 당시 가족 행사를 치르고 자녀들에겐 외제 차를 사주는 등의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고 보도했다. 최 전 회장이 지난 2011년 손오공의 대표로 재직할 당시 계열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쓴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것. 

이 문건은 최 전 회장 어머니의 99세를 축하하는 '백수연' 행사 기획안으로, 가족 행사지만 행사 대행업체 계약서에 최 전 회장이 아닌 회사 이름이 적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수 등을 섭외하며 8천700만 원의 예산이 잡혔고, 대관료까지 합해 행사 비용만 최소 1억 원이 들어갔다. 가족 행사에는 직원들도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 전 회장은 군대에서 갓 전역한 아들의 외제 차 비용도 법인 돈으로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회사 자금계획에 따르면 법인 차량 명목으로 벤츠, 아우디 리스료가 나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차는 각각 최 전 회장의 아들, 딸이 사용한 것으로 회사 일부 직원들이 증언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손오공 관계자는 "최 전 회장 모친 백수연 당시 가수금 반제로 처리한 주체는 최 전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회사(초이락게임즈)다"며 "이 회사는 최 전 회장이 부동산을 처분해 사재로 운영하던 개인 법인이었고, 손오공 계열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전 회장 모친 백수연 당시 손오공 직원을 동원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손오공은 자녀가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초이락게임즈는 최 전 회장이 지분을 가진 단순 개인회사로, 손오공과 지분 관계가 없다"며 "모든 비용 처리는 초이락게임즈에서 했고, 외제차 리스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을 놓고 일각에서는 아무리 개인회사로 지불했다고 하더라도 최 전 회장 자체가 손오공과 연관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실제로 최 전 회장은 지난 2월 손오공 '갑질'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직접 나서 해명 한 바 있다. 

당시 최 전 회장은 "콘텐츠업계가 아무리 커도 매출이 1000억원 정도인 회사인데 그런 회사가 갑질을 한다고 해봤자 먹히지도 않는다"며 "갑질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송사가 손오공보다 더 큰 회사인데 여기서 갑질을 한다고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현재 외국 완구회사 마텔이 대주주인 손오공의 창업자인 최 전 회장은 현재 약 4.9%의 손오공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논란 중심에 최 전 회장이 거론되면서 손오공의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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