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잡기 원하는 유통업계 ‘차별화 전략’ 시급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절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온 ‘총알’ 배송서비스가 이제는 당연시 되는 문화로 바뀌는 양상이다. 

이러한 국내 배송체계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에서 입증된다. 미국 아마존조차 성공하지 못한 신선식품에 대한 배송 혁신을 한국 기업들이 정착시켜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실정이다.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달서비스도 덩달아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익일배송, 당일배송을 넘어 이젠 새벽배송까지 서비스의 폭과 질은 넓어지고, 또 깊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유통업계에선 신선한 재료를 다음날 새벽까지 배달해주는 이른바 ‘새벽 배송’이 주목받고 있다. 스타트업인 마켓컬리가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쿠팡,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대거 관련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다. 

처음 서비스 도입 당시 모두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러나 마켓컬리가 가장 먼저 앞장 서 과감히 실행에 옮기며 배송트렌드 판도를 바꿨다. 이 같은 성공에 결과적으로 새벽배송 시장은 최근 3년 간 40배 넘게 규모가 커졌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향후 상품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소비자 손에 전달될 수 있는 서비스 경험도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마트가 최단 시간인 30분 배송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란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쌍수 들어 환영할 만한 일이다. 손가락 한 번 클릭으로 편리하게 물건을 주문할 뿐만 아니라 집에서 받기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소비자 무한 만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감내 중인 유통업계는 어떤 상황일까.

배송 서비스 관련 물류 유지와 운영비용이 점차 커져가는 가운데 업계 내 각 기업들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배송 강자로 불리는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어김없이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시장 수익성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란 두 가지 사업 목표가 맞물리면서 각종 우려에도 유통업계는 특히 ‘물류 시스템’에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고객 유치를 위해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배송업계다. 현 시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한 혜안이 필요해 보인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에서 경계하듯 무리한 배송 체계 확립은 약보다 독을 분명히 가져다 줄 수도 있는 만큼 치열한 경쟁에 밀려 자칫 자충수를 두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유통업계는 항상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업종 간 경계나 진입 문턱이 좁아지거나 낮아지면서 각 기업들마다 거의 동일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며 소비자 붙잡기에 급급해 보인다.

무한경쟁에 쫒기는 유통업체들이 현황 파악에 냉정히 집중하고 이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수립해볼 시점이 임박했다. 특히 배송 시장 관련 업체들의 ‘전략 난립’이 본격화하면서 이를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 앱 등을 통한 배송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이트별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등의 소비자 불만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업체들의 사업성을 고려한 좀 더 디테일한 소비자 만족도 관련 차별화 전략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 

편리한 배송이 현실로 다가왔지만 소비자들의 피로감은 점차 쌓여만 가는 ‘역설의 법칙’이 작용하는 요즘 배달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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