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영홈쇼핑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대한민국의 건전한 유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설립된 공영홈쇼핑이 잇단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현직 사장의 방만경영 뿐만 아니라 최근 생방송 도중 검은 화면만 나오는 방송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사상 초유의 방송중단 사고를 나흘 간격으로 두 차례 낸 공영홈쇼핑에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 공영홈쇼핑은 전기 공급 문제로 지난 17일과 21일 방송 송출이 중단되는 사고를 냈다. 17일은 정전으로 검은 화면이 그대로 노출됐고, 21일에는 이틀간 생방송 송출이 중단됐다. 

17일 사고는 오후 7시 2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발생했다. 당시 이미용 제품을 판매하던 중 생방송 화면이 갑자기 멈춘 뒤 '방송시스템 장애로 인해 정규방송이 잠시 중단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화면에 노출됐다. 이후 검은 바탕에 CG가 얹어진 화면에는 불이 켜진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만 카메라에 잡혔다. 결국 방송은 약 1시간 뒤인 8시 15분쯤 재개됐다. 

관련위원회 조사 결과 사옥 전체에 정전이 발생했지만, 예비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고 이틀 뒤인 지난 19일부터 현장 점검을 시작했다.

하지만 불과 나흘 만인 지난 21일 또다시 방송송출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두 번째 방송사고는 21일 밤 10시쯤 여행 상품을 판매하던 중 일어났다. 이날은 생방송 화면이 그대로 약 3초간 정지됐다. 방송 중단은 3초였지만, 생방송 송출은 다음 날인 22일 오후까지 중단됐고, 공영홈쇼핑은 예정된 상품 판매 방송을 취소하고 과거 방영된 상품으로 재방송만 내보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통부는 공영홈쇼핑 방송중단 사고가 시청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했다고 판단하고 UPS 등 방송시설 긴급 복구, 시청자 및 상품공급자 피해구제 방안 마련·시행, 방송시설 전력망 이중화 등 사고재발 방지를 위한 시정 명령을 부과했다. 또 19일부터 실시한 현장점검에서 전원 시스템 미비점이 발견돼 개선을 권고했다. 비상발전도 없이 방송한다는 것은 방송국의 기강해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 판로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역할에 대한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공영홈쇼핑은 법정 제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공영홈쇼핑의 기강해이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지난해 1월,공영홈쇼핑은 전현직 대표의 불공정 주식거래 등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 논란이 불거져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영필 전 사장은 백수오 공급업체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내부자정보를 이용해 부인이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다. 

또 공영홈쇼핑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인 해썹(HACCP) 제조사를 허위로 방송에 내보내고, 한우를 무허가판매 해 경찰수사를 받았다. 최창희 대표 스스로도 취임 직후 특정업체의 방송 배제를 강행하다 자제 감사에서 구두주의를 받았고, 최근에는 '공영쇼핑' 로고변경 용역을 손혜원 국회의원의 측근과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것이 드러나 짬짜미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고와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공영홈쇼핑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공영홈쇼핑은 지분 50%는 중소벤처기업부가100% 소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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