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전경./사진 = 한진중공업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자본잠식으로 주식 매매거래가 중지됐던 한진중공업이 23이 거래를 재개했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한진중공업을 심의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해서다.

이는 지난 2월 13일 이후 70여일만이다. 한때 동전주로 전락했던 한진중공업 주가는 23일 오전 11시 20분 현재 주당 2105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기업회생신청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했다. 이후 필리핀 현지 은행들과 채무조정에 합의하고 국내 채권단도 출자전환에 동참하면서 6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차등 무상감자 등이 포함된 채권단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됐다.

주식 매매거래 재개는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단추다. 이제 한진중공업은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자와 출자전환 등을 추진, 수빅조선소로 인한 부실을 해소하게 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제외하면 한진중공업이 안정적으로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온 만큼 충분히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도조선소의 경우 이미 2016년 이후 군함 등 특수선을 중심으로 27척 1조2000억원 상당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설부문 역시 수주잔량이 4조원대에 달한다.

또 인천 율도부지 등 7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과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추진,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 등이 있어 추가 수익창출이 기대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유지 결정으로 기업 계속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됐다"며 "회사의 기초역량을 강화하고 수익성 및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구성원이 전력을 경주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주식 매매 재개는 오는 29일까지만 이뤄진다. 30일부터 5월 20일까지 대주주는 100% 무상소각, 일반주주는 5대 1 무상감자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주식 거래가 중지될 예정이다. 무상감자에 따른 신주 교부예정일은 5월 20일이다. 따라서 거래 재개는 5월 21일부터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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