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3일부터 6월 11까지 임시 개방...한국가구박물관 통한 사전예약자만 관람 가능

23일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된 서울 성북구 성락원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영벽지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장혜원 기자] 200년 넘게 베일에 가려져 있던 서울 유일의 조선시대 전통정원 ‘성락원’이 23일 대중에게 처음으로 개방됐다. 

성락원은 전남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 부용동정원과 함께 '한국 3대 정원'으로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1790년대 서울 성북구 북한산 자락에 1만6000㎡ 규모로 조성된 성락원이 이날부터 6월 11일까지 시민들에게 임시 개방된다.

서울에 남은 유일한 한국의 전통정원인 성락원은 원래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심상응의 별장이었다. 조선 황족 중 유일하게 항일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의친왕이 35년간 별궁으로 사용했던 곳으로 서울 안에 위치한 몇 안 되는 별서정원으로 큰 의미가 있다. 현재는 개인 소유로 한국가구박물관이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도심 속에서는 드물게 풍경이 잘 보존돼 있어 1992년 사적 제378호로 지정된 이후 2008년 명승 제35호로 다시 지정됐다.

성락원이란 이름은 ‘도성 밖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정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암반과 계곡 등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리고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해 조선시대 정원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형에 따라 나눠진 각 공간이 자연과 인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성락원의 내원에는 인공을 가미한 자연 연못인 영벽지가 있는데 이 곳 바위에 추사 김정희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25억원을 투입해 성락원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성락원 진입부 및 관리동 개축 등 단계적으로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람은 한국가구박물관을 통한 사전예약에 의해 월·화·토요일 주 3회, 하루 7회, 회당 20명씩 이뤄진다. 관람료는 만원이다.

정영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소유자 측과 협의해 개방 시기를 늘려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방문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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