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윤주애 기자] NH농협은행(행장 이대훈)이 지난해에도 지자체 금고지정 입찰 과정에서 500억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12개 은행 중 가장 많은 돈을 쏟아낸 것이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 12개 은행이 지자체 금고지정 입찰 과정에서 지출한 돈은 모두 1500억6300만원이었다.
 

지자체 금고는 지자체가 자금 관리와 운용 등을 위해 계약 형태로 금융기관을 지정한다. 금고를 맡는 은행은 지자체 자금을 운용해 나오는 투자수익의 일부를 협력사업비로 출연한다. 은행에 금고를 맡겨준 대가로 지자체에 제공하는 일종의 '리베이트' 개념으로 통용된다.
 

지난해 가장 많은 협력사업비를 낸 곳은 농협은행으로 533억3800만원을 출연했다. 농협은행은 2016년(508억1200만원)과 2017년(558억5300만원)에도 500억원 넘게 협력사업비를 썼다. 그만큼 농협은행은 전국 지자체 금고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농협은행에 이어 우리은행(행장 손태승)과 신한은행(행장 진옥동)도 수백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384억1600만원, 신한은행은 197억5500만원을 썼다.
 

DGB대구은행(행장 김태오), BNK부산은행(행장 빈대인), KEB하나은행(행장 지성규), IBK기업은행(행장 김도진), BNK경남은행(행장 황윤철), KB국민은행(행장 허인), 전북은행(행장 임용택) 등도 수십억 원을 출연했다.

최근 2년 사이 협력사업비를 부쩍 늘린 곳은 기업은행과 경남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은 협력사업비로 2016년 47억4400만원을 썼는데 지난해에는 13.8%(6억5400만원) 증가한 53억9800만원을 지출했다.
 

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협력사업비가 20억5100만원에서 45억42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제주은행(행장 서현주)과 광주은행(행장 송종욱)은 각각 4억원, 3억3천만원을 지출했다.

협력사업비는 결국 금융소비자인 국민과 기업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은행들의 과도한 출혈경쟁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