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시아나항공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지난달 매각을 진행한 아시아나항공을 놓고 물망에 올랐던 기업들이 하나같이 매각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혀 이목이 집중된다. 아무리 깎아준다고 해도 거론되는 기업들의 총수는 하나같이 '안한다'는 입장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거론된 롯데그룹이 일찌감치 발을 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신동빈 회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진행된 '에탄크래커(ECC) 및 에틸렌글리콜(EG) 공장 준공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100% 없다"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100%라는 말까지 쓰며 아시아나 인수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할 정도로 의사가 전혀없다는 점을 못박은 셈이다. 

앞서 SK, 한화 역시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돼 왔으나 모두 발을 빼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의 유력한 새 주인 후보로 꼽히던 SK그룹 역시 일찌감치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룹 내부적인 상황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됐던 한화그룹의 계열사들도 잇따라 인수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8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을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고 있는 바가 없고 향후에도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항공 엔진ㆍ부품 제조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날 실적 컨펀런스 콜에서 “항공기 엔진, 기계시스템 등 항공 제조업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 판단돼 인수를 생각해 본적이 없으며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신현우 대표이사가 직접 “인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으며 인수 계획이 전혀 없다”며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대해 “관심도 없고 검토한 바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일각에서 면세점 사업 철수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염두해 둔 사전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한화그룹 측은 "손해가 커 그만두는 것일 뿐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작업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자금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 비용이 수 조원으로 추정되는데다 향후 항공사 운영에 들어갈 비용도 커 선뜻 나서지 못한다는 해석이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용 문제 등 고려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는 것은 시장에 큰 파장을 주는 것을 넘어 '인수자 내정설' 등 불필요한 오해로 각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2위 항공사의 새 주인을 찾이 자칫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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