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식 건국대 교수,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선해야

(왼쪽부터)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조동성 인천대학교 총장,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안충영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좌교수, 김원식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공적연금 등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정 운영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윤주애 기자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국민연금제도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어 하루빨리 국민연금기금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의 '공적연금 등의 스튜어드십코드 적정 운영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본격 도입하면서 '연금 사회주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제도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민간기업을 사유화, 국영화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국민연금이 주식투자를 대폭 확대하면 기금 규모가 지금보다 적어도 2배 이상 증가할 경우 피터 드러커가 우려한 '연금기금 사회주의'가 실현되면서 강성 노동조합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기금을 보호하려면 정부로부터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글로벌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스튜어드십코드의 정책방향을 기금운용본부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주권 행사 전문위원회가 기금운용위원회에 속해 있는데, 이를 기금운용본부로 이전해서 수익률 극대화 전제하에 주주권이 행사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을 일정 규모로 분할해 특성별로 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이를 행사하는 것은 기관투자가 등 개별 위탁운영사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배구조(ESG)에 관련된 별도의 전문기금을 조성하고 별도의 운용규정을 만들어 사회적 목적에 맞게 투자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반면 김우찬 경제개혁연구소장 겸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국민연금의 운용체계를 개선하고 수탁자 책임활동을 분산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면서도 김원식 교수의 지적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우찬 교수는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연금자본주의의 원리에 충실했다"며 "자본시장에서 국민연금이 퇴장해야 할 때 분할된 여러 기금들이 주식이나 채권을 경쟁적으로 매도하면 시장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연금기금은 1988년 인구 고령화가 우려되면서 국민노후보장을 위해 도입됐다. 공공자금으로 예탁돼 채권 중심으로 운용되다가 1998년 기금 운용이 보건복지부로 변경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국민연금은 2004년부터 주주권 행사를 시작했고, 최근들어 주주권 행사를 더욱 본격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해 연임을 막았다. 이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 권익보호와 지나친 경영권 간섭이 맞물리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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