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업체 대비 차별성 부각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사진=한미약품.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제약강국을 이루기 위해 올해 한미약품이 각 부문에서 내실을 더욱 탄탄히 다져야 한다.”

제약강국을 위한 ‘한미 내실경영’을 슬로건으로 선포했던 임성기 회장의 뚝심 경영이 글로벌 임상 발표와 맞물려 저력을 발휘하고 있단 분석이다. 올 하반기 가파른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그가 내세운 내실경영의 든든한 원동력은 단연 연구개발(R&D) 투자로 탄탄해진 신약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이라 할 수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올 1분기 매출의 21.6%에 해당하는 593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5% 증가한 수치다. 앞서 한미는 2000년대 초반부터 매출 대비 10%가 넘는 R&D 투자를 해 오다 지난 2009년 이후부턴 약 20%에서 40%에 달하는 금액을 R&D 등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9년 이후 R&D(신약 상용화 등을 위한 시설 투자액 포함)에만 2조2000억원을 넘어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지속적인 R&D 투자에 대한 결실을 맺은 것일까.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제약 강국으로의 도약을 꿈꾸며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임 회장의 ‘뚝심 경영’이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평소 진행 중인 임상 과제들의 성과 기반 연구를 주문하기도 했을 만큼 R&D 부문에 대한 그의 의지·집념은 업계 내에선 유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 초 임 회장은 경쟁력 있는 신제품 개발·현장 중심의 마케팅 강화 등을 내실경영의 주요 과제로 꼽기도 했다.

임 회장의 지휘 아래 현재 매출의 93.7%는 자체 개발 제품이다. 한미는 비만·당뇨, 항암, 면역·희귀질환 분야에서 총 27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임상 진행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스스로의 힘으로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경쟁 업체 대비 그가 내세운 경영전략의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여기에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의 실적도 차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2282억원, 영업이익 430억원을 각각 달성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하반기 임상결과가 주목되는 신약 후보물질은 얀센에 기술수출한 비만치료제 ‘HM12525A’가 꼽힌다. HM12525A는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총 9억1500만달러(약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 했으며, 임상 2상 결과는 하반기 발표될 예정이다. 

또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 역시 올해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앞서 포지오티닙은 지난 2015년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로 지난해 미국에서 혁신치료제로 지정받는데 실패한 바 있다. 다만 스펙트럼은 임상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곧바로 시판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다음달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항암 신약 ‘오락솔’의 임상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일에는 미국 FDA로부터 단장증후군 치료 바이오 신약으로 개발 중인 ‘LAPSGLP-2 Analog’가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R&D와 신약 상용화 등을 위한 시설 투자액은 10년여 만에 2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며 “이 같은 R&D 투자는 사노피와 얀센, 로슈의 제네텍, 스펙트럼 등 굴지의 제약기업에 한미약품이 개발한 혁신신약을 라이선스 아웃하는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