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지에이북스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서거 500주기를 맞아 그와 관련한 책 한 권이 출판됐다.

영국 가디언지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관련 좋은 책'으로 선정한 마틴 켐프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쓴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와 함께한 50년'이다.

마틴 켐프 교수는 영문명이 ‘Living with Leonardo’인 이 책에서 다빈치가 사후(死後) 500년이 지난 21세기에도 여전히 가장 주목받는 예술가이자 아이콘으로 숭앙을 받는 현상에 주목한다. 또 큐레이터와 예술품 중개인, 익명의 수집가들, 예술사학자 그리고 비전문가인 아마추어 ‘숭배자’들에 이르기까지 온갖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해 그를 두고 벌이는 논쟁과 비즈니스, 연구 등의 복잡계를 ‘레오나르도 다빈치 산업’으로 정의한다.

경험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와 숨은 사연이 압권이다. '최후의 만찬' 복원 프로젝트에 대한 고찰, 아이즐 워스 '모나리자'를 실물로 보지 않고도 위작으로 판정한 이유를 저자는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모인 카테리나의 정체를 빈치 마을의 연구를 통해서 정확히 밝혀낸 과정도 담겼다.

마틴 켐프 교수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모나리자를 방탄유리 밖이 아닌 일체의 보안 장치가 제거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두 번에 걸쳐서 조사했다. 그 결과 모나리자가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하기는 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델에 대한 실제적 재현보다는 자신이 가진 인체의 해부학과 수리학, 우주관을 총동원해 작품을 만들었으며 당시의 이상적인 여인에 대한 총체적인 이미지를 형상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치밀한 논거를 통해 제시한다.

실제 마틴 켐프 교수는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문장과 모나리자의 배경에 등장하는 묘사 기법의 유사성, 모라리자를 제작하기 전에 다빈치가 그린 중년 여인의 인체 해부도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밖에도 마틴 켐프 교수는 영국 왕실에서 벌어진 레오나르도 다빈치 작품의 도난 사건에서 경찰과 한 팀이 되어 범죄자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과 100년 만에 새롭게 다빈치의 작품으로 인정을 받은 유일한 두 작품인 '아름다운 왕녀'와 '살바도르 문디(구세주)'를 감정했던 뒷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는 50년이 넘도록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구한 결과를 통해 ‘이 시대 우리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죽은 지 5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왜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거시적인 해답을 내놓는다. 너무나 유명하지만 정작 왜 그렇게 유명한지 잘 알지 못하는 위대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생애와 작품 세계로 떠나는 여정에 있어서 하나의 나침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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