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가 개회하고 있다. 2019.05.17./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반대파의 공방이 치열하다. 손 대표 반대파에서 손 대표를 향해 "정신 퇴락"을 주장하는 등 수위 높은 비난이 오갔다.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ㆍ이준석ㆍ권은희 최고위원은 이날 임시 최고위 회의 소집과 동시에 5가지 긴급 안건 상정을 요구했다.

최고위원들이 요구한 긴급 안건은 ▲손 대표가 지명한 최고위원 2인 임명 철회 ▲손 대표가 임명한 정책위의장ㆍ사무총장 임명 철회 ▲당헌의 ‘최고위원회의 협의’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 ▲4ㆍ3 보궐선거 당시 바른미래연구원의 여론조사 관련 자금 의혹을 밝히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손 대표가 평화당 의원들을 바른미래당에 들여 유승민 의원을 축출하려 했다’는 발언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등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22일 열린 당 임시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5가지 긴급 안건 상정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한번 민주투사가 영원한 민주투사가 아니다. 한번 민주투사가 당대표가 되면 당독재할 경우도 있다. 나이가 들면 그 정신이 퇴락하기 때문이다"라며 손 대표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하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바른미래당 임시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옆에 앉은 손 대표를 향해 "나이가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며 이같이 발언했다.

이에 임재훈 사무총장은 “최고위원들의 애당심과 열정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며 “손 대표의 정책과 비전이나 상황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임 총장은 "하 최고위원이 언급한 '나이' 발언은 어르신들이 듣기에 굉장히 불편한 발언이라 유감을 표명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금 사무총장이 사실상 당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호소했다. 하 최고위원은 손 대표에게서 발언권을 얻은 임 총장의 발언이 길어지자 "최고위원이 아닌 사람은 발언을 좀 자제해달라"며 임 총장의 발언을 저지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하 최고위원의 수위 높은 공세에도 대꾸하지 않았다. 다만 회의 직후 기자에게 "당대표로서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도 ”금도가 살아있는 정치가 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날 이준석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손 대표가 단식투쟁을 선언하기 직전 술을 마신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지난 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두고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함께 단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손 대표를 향해 "(손 대표와 가까운 당직자들이) 앞뒤 잘라 인신공격을 한다면 손 대표가 '음주 상태로 단식을 결의한 적 없는지, 대표직을 걸고 답하시라'라고 말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