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미 군 주요직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19.05.21./사진=뉴시스

[월요신문=성유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단도 미사일’ 발언 해프닝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공세를 퍼부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한·미 군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의 공고함과 한·미 양국의 긴밀한 공조는 최근 북한의 단도 미사일을 포함한 발사체의 발사에 대한 대응에서도 아주 빛이 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어이 단거리 미사일로 (발언을) 수정하는 모습에서 문 대통령의 조급함과 초조함을 엿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회의를 통해 “문 대통령께서 탄도 미사일의 의미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며 “말실수인지 내심이 나오다 말씀이 엉킨 것인지 참 여러 생각을 하게 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 기업 방북을 승인해주고 100억원 가량의 대북지원을 약속했지만 북한은 대남 비방만 늘어놓고 있다”며 “북핵 시설은 오리무중이고 탄도 미사일은 영원히 분석 중이며 북한의 대남 비방에는 침묵하는데 이게 정부 대북정책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거들었다. 그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코미디 같은 이야기”라며 “‘김정은 대변인’이라는 얘기가 왜 외신에서 나오는지, 왜 이 표현에 국민이 격하게 공감하는지 돌아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유철 의원은 "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은 '장도 미사일'이라고 불러야 하나"라며 "북한 미사일이 무슨 칼 이름도 아니고, 단도(短刀) 미사일, 장도(長刀) 미사일이라고 하느냐"라고 비꼬았다. 원 의원은 "지난번에는 미사일 발사체라고 하더니 참 할 말이 없다"며 "북한판 이스칸데르라는 신형 미사일이 지난 2년의 문재인 정권 안보 성적표"라면서 비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발언 의도와 내용을 떠나 실언과 행간으로 읽히는 대통령의 어긋난 안보관이 너무도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군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안보관이 우려스럽다"라며 이같이 비난했다.

이어 민 대변인은 “유엔 대북제재 위반 대상인 ‘탄도 미사일’ 도발을 애써 부인하려는 현실 부정 인식의 발로”라며 “이 정권의 명운이 오로지 북한 김정은의 행보와 말 한마디에 매여 있음만 직간접적으로 공표할 꼴"라고 힐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오찬간담회 후 대변인에게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뜻을 전했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고민정 대변인이 "탄도미사일이라고 말씀하신게 맞나"라고 질문하자 "단거리미사일(이라고 한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해진다. 탄도 미사일과 혼동한 것이 아니라는 뜻.

본래 준비되어있던 대통령 발언 자료에는 '단거리 미사일'로 명시 돼 있었다. 현장의 통역 담당자 역시 단거리 미사일의 의미인 'short range missile'로 번역했다고 전해졌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