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공방 양상…새 국면 맞나

결혼 준비회사가 비용을 낮춘 상품을 내놨다가 대형 웨딩컨설팅 업체들로부터 이른바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사진=각사제공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결혼 준비회사가 비용을 낮춘 상품을 내놨다가 대형 웨딩컨설팅 업체들로부터 이른바 ‘갑질’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수사는 물론 경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마다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어 진실공방은 물론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대형 웨딩 컨설팅 업체들의 이 같은 행위가 그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엇갈린 주장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결혼 준비 회사 ‘웨딩북’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형 웨딩 컨설팅업체인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웨딩북은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은 업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웨딩북은 이들 업체 매출 규모의 5%도 되지 않는 소규모 사업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27일 웨딩북 관계자는 “동시다발적인 제휴업체의 제휴 중단 요청을 통해 오랜 기간 계속된 대형웨딩 컨설팅 업체의 불공정 담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22일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제소한 것이 사실이다. 해당 사건은 공정위 서울사무소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관련해 물러설 뜻은 없다”고 말했다.

웨딩북 측은 제휴업체들이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의 압박으로 거래를 중지했다고 주장했다.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상품 정찰제를 도입한 이후 기존 업계의 압박으로 일부 제휴가 취소되는 사태를 맞고 있다는 게 사측 주장이다.

앞서 웨딩북은 지난해 8월 말 ‘웨딩북 스드메’ 상품을 론칭하며 정찰제로 가격을 공개했다. 문제는 가격 공개를 꺼린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이 스드메, 혼수 등 웨딩북 제휴 업체들에 거래 중지 가능성을 이유로 협박했다는 점이다.

실제 이들 사업자 중 일부는 대형 웨딩 컨설팅 업체의 거래 중지에 피해를 볼 것으로 판단, 결국 웨딩북에 제휴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영난이 심각해져 웨딩북 측은 결국 원가공개를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법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 금지) 1항은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고 있고, 결국 아이니웨딩과 다이렉트웨딩의 이 같은 거래 중지 압박행위는 여기에 위반된다는 주장이다.

아이니웨딩이 공정위 신고 기사와 관련해 본지 공식 입장을 보내줬다. / 사진=아이니웨딩

◆ 전면 부정 “진실은”

이런 가운데 웨딩북의 보도자료 배포 직후 아이니웨딩도 반박 입장을 내놨다. 이미 지난 4월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종결된 사건이라고 해명한 것이다. 웨딩북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아이니웨딩 측이 주장하는 공정거래분쟁조정협의회 결과문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공정거래분쟁조쟁협의회는 분쟁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 조정절차를 종결하기로 결정하고 공정위에 보고 했다.

종료 유형은 종결(기타)이다. 종료 사유는 ‘공정거래법 23조 1항을 위반한 혐의와 관련된 분쟁에 해당하지 않거나 분쟁의 성격상 조정을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 조정절차를 종료한다’고 적시됐다.

아이니웨딩 관계자는 "최초 공정위에서는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항이 없기 때문에 조정협의회로 이관됐다”며 “이는 공정위에서도 정당한 기업간의 경쟁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이다"고 밝혔다. 또한 웨딩북 측에서 수사 의뢰했다는 주장에는 "조사 받은 부분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측은 웨딩업계서 11년차 되는 후발 업체이다. 마치 웨딩북 쪽에서 저희를 큰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라며 주장하는 데 억울하다"며 "가뜩이나 좁은 웨딩업계인 만큼 업체 간 상생 노력이 절대적임에도 터무니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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