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 출시 3일 만에 빠른 행보…제품 승부 ‘사활’

KT&G가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인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 ‘시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시드 올인원’을 공개했다. / 사진=KT&G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국내 담배 시장 관심이 이번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경쟁 구도로 옮아가고 있다. 핵심 쟁점은 기존 궐련형 전자담배가 주도하는 현재 시장에서 소비자 관심이 액상형에 꾸준하게 이어질지 여부다. 

최근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점유율 1위인 쥴이 출시된지 3일 만에 KT&G도 ‘릴 베이퍼’와 카트리지 ‘시드’를 내놨다. 다음달 일본 죠즈사 한국법인 죠즈코리아도 궐련형 전자담배 죠즈20의 후속모델과 액상형 전자담배를 선보일 예정이다. 잇단 액상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토종기업 KT&G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시장 리더를 이어가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 쥴과 차별화 명확 

28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빠른 도전장을 내밀었다. ‘쥴’ 출시 불과 3일 만에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 ‘시드’, 일회용 액상형 전자담배 ‘시드 올인원’을 동시에 공개했다.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가 늦어져 아이코스에 시장을 내준 낭패를 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KT&G 관계자는 “담배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변화에 맞춘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 출시 이후 차별화된 사용감과 편의성으로 품절과 예약대기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통망 확대도 진행될 것이다. 면밀한 모니터링과 분석으로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G는 릴 베이퍼 등 차세대 전자담배 관련 사업 강화에 집중해왔다. 조직개편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 기획과 개발을 총괄해온 '제품혁신실'을 NGP(Next Generation Product)사업단도 격상했다. 

릴 베이퍼는 쥴과 모양과 흡입 방식에서는 유사하다. 길쭉한 USB 모양의 폐쇄형 시스템(CVS Closed System Vaporizer) 전자담배로, 별도의 스틱 없이 기기 본체에 액상 니코틴 카트리지를 끼워 사용한다. 제품 구성은 본체인 릴 베이퍼와 카트리지인 ‘시드(SiiD)’ 다. 릴 시드 한 개는 담배 한 갑에 해당한다. 가격은 4만원이며 시드는 개당 4500원에 판매된다. 

일회용 시드 올인원은 액상 카트리지가 내장된 일체형 제품이다. 담배 한 갑 분량이다. 별도의 충전은 필요없고 휴대가 간편하다. 가격은 개당 7000원이다. 

KT&G는 쥴의 단점 개선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 시장을 공략한다는 게 이유다. 릴베이퍼는 쥴과 달리 ‘퍼프 시그널’을 도입했다. 한 개비 분량의 담배를 피울 때마다 진동을 통해 알려준다. 쥴에 없는 마우스 커버를 기본 사양으로 채택해 보관 시 위생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다만 KT&G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하며 이로 인한 '세금 형평성'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절반 정도의 세금만 붙는다. 일반담배 20개비(1갑)의 경우 담배소비세와 개별소비세,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국민건강증진기금 등이 총 3,323원 붙게 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또한 3,004원의 세금이 붙는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 릴 베이퍼 등은 약 1,670원(니코틴 0.7㎖)의 세금이 붙는다.

지난 2017년 궐련형 전자담배 출시 이후 담뱃세를 인상했던 사례와 같이 정부가 세금을 인상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 판매 반응은?

한편 KT&G 릴 베이퍼는 27일부터 전국 CU와 릴 미니멀리움 매장에서 판매 시작을 알렸다. 인천공항 롯데면세점·김포공항 신라면세점 및 롯데면세점 소공점 등도 판매된다. 다만 시드 올인원은 서울지역 CU에서만 판매한다. 앞서 쥴은 지난 24일부터 세븐일레븐과 GS25에서 판매됐다. 

<본지>가 실제 인근에 있는 편의점을 들어가보니 일단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릴 베이퍼와 쥴에 대한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간편함, 호기심 등으로 국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는 게 증명되는 대목이다. 

현장의 일부 직원들은 “어제부터 ‘릴 베이퍼’를 찾는 손님들이 상당하다” “쥴의 경우 입고 물량이 적은 편이다. 오후에 오면 구매하기 어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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