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라산 순한 17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제주지역를 대표하는 한라산소주가 수질 논란을 딪고 새로운 성장 모색에 나섰다. 

한라산소주가 수도권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제주지역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규모 신공장을 준공은 물론 저도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한라산소주는 조릿대 잎차를 첨가한 '한라산 17'을 내놨다. 이번에 출시된 '한라산17'은 한라산 오리지널 제품이 거머쥐고 있는 청정제주 이미지를 계승하고, 투명병에 담아 그 가치를 이어나가 저도주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업체 측 설명이다. 

아울러 녹색 소주병과 차별된 투명병은 제품 품질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청정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상징한다고. 

소주시장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한라산소주의 생존 전략 역시 달라졌다는 평가다. 

지난 5일 미디어와의 만남에서 현재웅 한라산소주 대표는 "국내 소주시장은 저도주 시장과 고도주 시장으로 양분화 돼 있고, 현재 한라산 오리지널 제품은 고도주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며 "저도주 시장을 타겟으로 한 차세대 브랜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돼 알코올 도수 17%로 변경한 신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기업의 성장을 지역상생으로 이어가는 것이 향토기업이 걸어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출시되는 '한라산 17'을 통해 더욱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 대표의 강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새어나온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차례 수질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던 한라산소주가 저도수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것. 

실제로 90%에 육박하던 한라산소주의 제주지역 점유율은 다른 소주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최근 53%까지 급락했다. 수도권 시장 점유율도 1% 선에서 머물러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소주는 지난해 1억2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14억6600만원 흑자를 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적자 전환한 것이다. 한라산의 영업적자는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적자 기록을 놓고 지난해 불거졌던 수질 논란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0월 한라산소주에 대한 지하수 수질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공고한 바 있다. 당시 수질검사 결과 지하수 PH농도가 8.7로 기준치인 5.8~8.5를 초과했다는 것. 분뇨 등에서 발견되는 총대장균군도 검출되면서 청정한 이미지로 승부수를 걸었던 한라산소주로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대해 한라산소주는 “신공장을 준공하는 과정에서 생산을 중단하고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했는데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라며 “이후 재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고 생산을 재개했다”고 일축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번 실추된 이미지 개선은 좀 처럼 올라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수질 논란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악재가 터지면 소비자들은 한라산소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당장의 성장보다는 이미지 개선에 힘쓰는게 오히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산소주 관계자는 "점유율은 하락한 것은 맞지만 소주시장이 커져서 크게 의미는 없다"라며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는 매출은 늘어났지만 비용을 과다 투자하다보니 발생한 상황"이라며 "신공장을 새로 짓다보니 발생한 적자이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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