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품목 입성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세대교체’

윤동한 회장. /사진=한국콜마.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윤동한 회장의 한국콜마가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한지 1년이 지난 가운데 합병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이 같이 비상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보천리’를 강조하는 윤 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이다.

25일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579억원으로 2017년 대비 65.3% 증가, 처음으로 1조 클럽에 진입했다. 영업이익도 지난 2017년보다 34.4% 늘어난 9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탄탄한 실적지표를 자랑했다. 국내 화장품 주요 거래처의 영업호조 및 신규 대형 거래처 추가확보 등에 따른 화장품 사업부문의 선전도 컸지만 한국콜마가 ‘매출 1조 클럽’에 진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윤 회장의 씨제이헬스케어 인수에 있다.

윤 회장은 화장품 부문 매출 호조를 바탕으로 지난해 씨제이헬스케어를 인수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인수 당시 업계에선 새우(한국콜마)가 고래(씨제이헬스케어)를 잡는 이변이라는 평이 나오는 한편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공존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시점, 이런 우려가 무색하게도 양사는 점차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점에서 씨제이헬스케어 인수 후 그가 내놨던 국내 톱 5 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사업 목표가 서서히 실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974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윤 회장은 40대 젊은 나이에 부사장까지 오른 후 16년만에 부사장직을 내던지고 1990년 합작회사인 한국콜마를 설립했다. 당시 그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선 최초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로의 변화를 이끌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윤 회장의 경영철학은 ‘우보천리’로 압축된다. 앞서 윤 회장은 1990년 5평 크기의 사무실에서 직원 세 명과 설립한 회사인 한국콜마를 국내 1위 화장품 ODM업체로 키워낸 바 있다. 창업 후 29년간 끊임없이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온 그는 매년 R&D(연구개발)에 매출 5% 이상을 투자해 왔다. 한국콜마의 경우 전체 인력의 30%가 연구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등록 특허만 총 400개에 육박한다. 이런 점에서 그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국콜마는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합병 이후 씨제이헬스케어가 선보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경우 지난 3월 출시 첫달부터 연매출 100억원이상의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의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성공 사례로, 이는 국내 시장에서 영업력이 강한 종근당과의 공동프로모션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는 윤 회장의 전략과 맞아떨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재 위식도 역류질환 시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 등 PPI계열 약물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PPI계열 약물은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제네릭 품목을 보유하고 있어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 속 씨제이헬스케어는 빠른 약효발현과 동시에 야간 위산 분비 억제 등을 내세운 케이캡을 시작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시장에 세대교체를 알리고 있다는 평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이캡은 출시 첫 달인 3월 처방실적 15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국내에 개발된 신약 가운데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약이 3~4개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시 케이캡의 초반 매출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씨제이헬스케어 관계자는 “케이캡의 경우 아직 출시한지 3개월 정도밖에 되지않아 전체 매출액 대비 기여하는 비율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며 “하지만 씨제이헬스케어의 경우 전문의약품 비중을 80%로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케이캡이 회사의 주요 품목으로 입성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캡 API 공장 증설은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초화장품공장. /사진=한국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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