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사진 = 기아차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올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자동차 산업은 하반기 대내외 환경 완화로 약진이 기대된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노사문제 변수가 있지만 미국시장 호조, SUV 신차 출시, 원화 약세 등이 업황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 1~5월 완성차 5개사의 국내외 판매는 총 318만4652대로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

내수는 63만74대로 0.8% 소폭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가 255만3578대로 5.3% 감소한 영향이다. 현대차와 쌍용차가 내수시장에서 호조세를 이어간 데 반해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은 주축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과 신흥시장에서 위축된 성적을 냈고, 르노삼성이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 감소 여파로 부진했다. 쌍용차와 한국GM도 마찬가지다.

수입차 역시 공급물량이 줄면서 23.0% 감소한 8만9928대 판매에 그쳤다. 양대 축인 벤츠, BMW가 각각 23.9%, 51.7%나 판매량이 줄었고 토요타, 포드 등도 부진했다.

이처럼 상반기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 업계는 하반기 신차 출시 효과,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으로 내수 판매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자동차 내수시장의 경우 오는 12월까지 개소세 인하 연장, 대형 SUV 등 신모델 판매호조 등에 힙입어 전년동기비 0.4% 증가세 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수입차는 가격 인하와 다양한 신모델이 출시되고, 공급 부족 물량이 하반기에 해소되면서 4.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하반기에는 다양한 신차가 소비자를 유혹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신차를 대거 선보여 내수 판매 호조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우선 엔트리급 SUV로 베뉴를 오는 7월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스트림 1.6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며 1인가구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편의사양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여기에 상반기 인기를 끈 신형 쏘나타의 터보 버전을 선보인다. 스마트스트림 1.6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할 예정이다. 그랜저도 11월쯤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K7 부분변경으로 하반기 내수 공략 출사표를 던졌다.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LPG까지 엔진 유형을 다양화해 선택 폭을 넓힌 모델이다. 글로벌 전략 소형 SUV 셀토스도 올 여름 내수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정통 SUV 감성을 계승한 모하비 부분변경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중형세단시장에는 3세대 K5를 내놓을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하반기 중 첫 SUV 모델인 GV80을 선보인다. 2017 뉴욕오토쇼에서 공개된 GV80 콘셉트의 디자인을 대거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GM은 하반기 부활 신호탄을 쏠 야심작으로 쉐보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준비하고 있다. 트래버스는 대형 SUV로 3071mm의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한다. 파워트레인은 3.6리터 가솔린 엔진에 9단 자동변속기를 장착 최고 310마력, 최대 36.8㎏·m의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콜로라도는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이다. 프레임 구조의 차체, 넉넉한 실내 공간, 1170리터의 화물적재 능력을 지녔다. 국내에는 3.6리터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주력인 QM6로 승부한다. 이달 디자인과 사양을 개선한 모델을 출시했고 LPG 차량을 추가했다. QM6 LPe는 르노삼성 특유의 도넛탱크를 탑재해 트렁크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안정성을 높였다. 다만 LPG 차량 대중화 시대가 열렸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해 판매 부진을 좌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쌍용차는 최근 선보인 티볼리 부분변경과 상반기 출시한 신형 코란도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업계는 대규모 신차 출시가 기대된다. 수입차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벤츠는 상반기 출시가 지연된 A클래스 세단을 비롯해 3세대 GLE, SUV 전기차 EQC, G클래스 등을 내놓는다. BMW는 7시리즈 부분변경을 시작으로 하반기 8대의 신차를 예고했다. 고성능 SUV 차량인 X3 M, X4 M은 물론 8시리즈 쿠페, 3세대 1시리즈, 부분변경 X6, X1 등을 선보인다. 폭스바겐은 3세대 투아렉을 선보일 계획이다. 

토요타는 고성능 스포츠카 수프라 5세대 모델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닛산은 6세대 알티마를 통해 하반기 판매 제고에 나선다. 또 랜드로버는 2세대 이보크, 재규어는 XE 부분변경, 캐딜락은 XT5 부분변경과 XT6를 준비 중이다.

내수시장의 변수는 노사문제다. 1년여 만에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르노삼성차는 '2019년도 임금협상'이란 큰 산이 남았다.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설 경우 지난한 협상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한국GM은 노사 상견례도 전에 파업 카드를 꺼냈다. 교섭장 선정부터 대립이 이뤄지는 등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어 올해 교섭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본교섭을 시작했다. 교섭 초반인 만큼 노사간 입장차만 확인한 수준이지만 간극이 커 올해도 여름휴가 전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형성해 온 쌍용차는 올해도 무분규 타결이 기대된다.

해외시장은 하반기에도 불투명하다. 글로벌 경제 둔화가 뚜렷해 소비 위축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미국의 경우 최근 현대·기아차의 판매 호조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관세 폭탄'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수입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건을 검토 중이다. 우리 정부는 최종 관세 부과 대상에서 면제 대상국가에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중국은 자동차 수요억제 정책과 성장세 둔화,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당분간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성장세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흥국은 기대를 밑돌고 있다. 포스트 차이나로 이목을 끈 인도의 경우 최근 자동차 판매 하락폭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소형차급 SUV 모델인 베뉴, 셀토스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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