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감독자문위원회 자문위원에 측근 배치…업계·노조 “부적절한 인사”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포용금융’을 강조하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보험감독자문위원회 외부 자문위원을 새로 선임한 것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감독원의 보험감독자문위원회 외부 자문위원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과 김범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가 새롭게 선임됐다. 문제는 이들 모두 윤 원장과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온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객관적인 위치에서 자문 역할을 수행하는데 부적절한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전 ING생명) 사장을 맡고 정문국 사장은 윤 원장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ING생명 사외이사로 활동할 당시 함께 손발을 맞춘 바 있다. 또 윤 원장과 김범 교수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같은 학교 같은 학부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이들은 재직 기간 동안 공동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즉시연금 미지급 사태 등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자문위원을 윤 원장 측근의 사람으로 앉힌 것은 누가 봐도 부적절한 인사”라며 “보험업계를 향한 당국의 입장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도 공식 성명을 발표했는데 특히 윤 원장을 향해 정문국 사장의 자문위원 선임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사무금융노조 측은 “취임 후 줄곧 포용금융을 강조하던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느닷없이 노동적폐를 포용하며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무금융노조는 올해 초 신한생명 새 대표이사로 정문국 사장이 내정됐을 때도 과거 정 사장의 구조조정 이력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정 사장은 과거 알리안츠생명보험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업계 최장기 파업을 불러일으킨 이력이 있다. 또 처브라이프생명보험(전 에이스생명보험)과 오렌지라이프(전 ING생명)를 거치며 수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노조의 강한 반대가 이어지자 결국 신한금융지주는 내정자였던 정 사장을 대신해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인 성대규 전 보험개발원장을 새로운 신한생명 사장으로 선임했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윤 원장은 금융감독원장 취임 직전까지 노동이사제가 자신의 신념이라고 강조했던 인물”이라며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용기는 간데없이, 구조조정과 노동인권탄압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인물을 금융감독기구 외부 자문위원으로 앉히는 만용의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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