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투자은행) 등 수익원 다변화 통한 실적 호조 전망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KB증권(대표 김성현·박정림)이 올해 2분기 9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미·중 무역 분쟁 여파와 국내 주식시장 침체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거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9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어난 것이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조290억원, 10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9%, 2.2% 증가했다. 

KB증권은 지난 1분기 실적과 합산한 상반기 실적에서도 모두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 회사의 상반기 매출은 4조5414억원, 영업이익은 21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2%, 1.3% 증가했다. 순이익도 지난해보다 13.5% 증가한 1804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효율적인 시장대응 및 프로세스 개선으로 주가연계증권(ELS) 수익 확대, 금리 하락에 대응한 선제적 매수포지션 확대로 채권운용수익이 증가했다“면서 ”8년 연속 1위를 유지한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을 바탕으로 ECM·인수금융과 구조화·부동산 거래를 발굴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 가운데 첫 번째로 실적을 발표한 KB증권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두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투자증권(1594억원), 미래에셋대우(1370억원), 메리츠종금증권(1210억원), NH투자증권(1105억원) 등 주요 증권사들이 올 2분기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분기 영업이익에서도 한국투자증권(2073억원), 미래에셋대우(1849억원), 메리츠종금증권(1760억원), NH투자증권(1505억원), 삼성증권(1272억원) 등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에 대해 IB(투자은행) 등 수익원 다변화와 채권평가이익, ELS 운용 수익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활용을 중심으로 한 IB 비즈니스에 집중하면서 수익이 확대됐다”며 “자회사 실적 개선과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손익 증가, 홍콩 H지수 반등에 따른 ELS 조기 상환 등도 증권사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B와 발행어음 사업은 2분기에도 양호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면서 “IB부문의 성장은 연간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의 정체 및 점진적 감소에도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트레이딩 환경과 IB 실적의 꾸준한 증가로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16%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증권사들은 올 2분기 대체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이나 증권사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증권의 경우 2분기 전망이 다소 어두운 편이다. 삼성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 기록한 1000억원에서 약 8.3% 감소한 918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브로커리지와 신용공여 이자수익 비중이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식 거래대금 및 신용잔고 감소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올 2분기 당기순이익 1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채권금리 하락과 파생결합증권 조기상환 및 발행 증가 등으로 운용손익이 개선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시장 전망대로라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6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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