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바코드 등 정교해져…“사업 확장은 무리”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제버거 브랜드로 알려진 모스버거가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제버거 브랜드로 알려진 모스버거가 본격 사업 확장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모스푸드서비스는 지난 2월 말 도쿄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모스버거코리아의 가맹사업 진출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지난 4월 첫 사업설명회를 연 모스버거는 이달 11일 2차 가맹사업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국내 진출 7년 만에 가맹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1972년 도쿄에서 시작해 전 세계 9개국에서 17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모스버거는 국내 미디어윌그룹과 합작사로, 지난 2012년 한국에 진출했다. 현재 국내 13개(스탠다드 11개·익스프레스 2개)의 매장을 운영 중으로, 가맹사업 모집은 익스프레스 매장을 중점으로 진행한다.

모스버거의 가맹사업은 국내 버거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실제 모스버거는 지난해 전년 대비 120%의 매출 신장을 일궈내 본사 직원 충원 및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대되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공식품 원재료 하나까지도 확인하는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어 업계에선 모스버거의 사업 확장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제버거 출시 등으로 국내 햄버거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며 “소비자 입맛 및 빠른 트렌드 변화 역시 주요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여론이 강화된 시점, 원재료까지 확인하고 나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사업 확장을 진행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제버거 시장의 수요는 지속 늘고 있는 추세로, 모스버거가 가맹사업에 본격 진출하게 되면 기존 대기업 프랜차이즈들과의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은 다소 모험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원산지부터 바코까지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방식이 날로 정교화 되고 있다. 단순 일본제품 불매인 ‘노노재팬’에 그치지 않고, 미량의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까지 찾아 불매 리스트에 올려 공유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것. 때문에 현재 불매운동은 제품 브랜드에 한정하지 않고 원산지·원재료로까지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본산 수입식품은 지난 2017년 기준 4만6600건 정도다. 그 중 가공식품은 2만1600건이고, 식품첨가물·농식품은 1만3000건에 달할 정도다. 이런 이유로 최근 온라인에선 일본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물론이거니와 일본산 제품은 바코드 번호가 ‘45’·‘49’로 시작된다는 등의 정보 역시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 만들어도 국내에서 포장을 하면 바코드가 바뀌는 경우가 존재해 이는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의 원산지를 넘어 첨가물·용기 등까지 따져보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목록에 오르지 않기 위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내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더욱 정교하고 조직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제조해도 원산지가 일본으로 확인되면, 해당 제품은 물론 그 기업의 모든 제품들까지 전부 리스트에 오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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