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조직적 확산된 불매 ‘민감’

‘보이콧 재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 속 국내 우유업계도 ‘일본 색깔 빼기’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성난 반일감정에 대한 ‘보이콧 재팬’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 속 국내 우유업계도 ‘일본 색깔 빼기’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집중된다.

1일 소비자권익포럼 등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 일본산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불매운동 중인 일본 제품 가운데 식품이 88.3%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국내 주요 우유업체인 서울우유·남양유업·매일유업 등도 일본 제품의 대체재 찾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본이 강세를 보이던 가공유 향 관련 재료들이 대상이다.

다만 이들 모두 이번 조치는 일본 불매 운동이 일어난 시기와 맞물린 것으로, 단순 불매로만 고집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현재 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이는 제품 매출 부진에 따른 것으로, 시기적으로 일본 이슈와 맞물려 제품 불매 여파로 해석되고 있는데 그렇게만 단정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남양유업 관계자 역시 “대체 불가능한 재료 외에는 일본산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고 일축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가공유 제품 가운데 커피 우유 등 향이 첨가되는 우유가 있다”며 “일본산 향 관련 재료를 다음 달 중으로 다른 지역 생산 제품으로 교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최근 일본 이슈에 대한 영향을 아예 벗어났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정확히 불매운동 여파로만 생각하기엔 한정적”이라며 “불매 여론을 제외한 여러 가지 이유 등이 작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우유는 지난해 11월 일본 소매용 가공치즈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진 롯코버터주식회사와 제품 판매 유통계약 맺으며, ‘QBB’의 치즈 디저트 3종·프로마쥬엘 2종을 국내로 들여온 바 있다. 당초 해당 업체와의 계약 기간은 3년이었지만, 1년 도 채 지나지 않아 이 같은 계약 종료 절차를 밟는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들 사이에선 서울우유를 포함한 이번 우유업체들의 조치가 ‘일본 불매’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산업 곳곳에 녹아있는 일본산 원재료가 거대 이슈로 자리잡은 만큼, 관련 업계에서도 일본산 재료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단순 일본 제품을 거부하는 수준을 넘어 제품의 원재료까지 꼼꼼히 들여다보는 방향으로 진화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이슈는 우유업계에서도 민감한 이슈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이슈의 경우 다른 업계 대비 식품업계에선 워낙 민감한 이슈”라며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전문적이고 조직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로, 우유업계 또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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