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63빌딩.

[월요신문=윤주애 기자] 한화생명(대표 차남규·여승주)가 지난 6월말 부채적정성평가(LAT) 잉여금액이 지난해 말 1조2000억원에서 소폭 감소하는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 8일 컨퍼런스콜에서 "연말 추정치는 금리 하락과 규제 강화 등에 따른 영향이 있겠으나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연기돼 제도 변화가 검토되고 있어 구체적인 부분은 9~10월 중 나오면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9일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한화생명이 지난 1분기 치매보험 판매 호조로 인한 기저효과로 보장성 신계약 APE가 소폭 감소했으나 규모가 유지되는 수준"이라며 "실손보험 청구 증가로 위험손해율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운용수익률 하락은 주식 관련 1000억원의 손상차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판매 증가, 변액보증 손익 429억원이 반영되면서 책임준비금 적립액이 감소했다. 하반기 주식시장 및 금리 수준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으나 최근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 연말 변액보증준비금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화생명은 연결 지배주주 기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4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감소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연말 LAT에서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잉여금이 충분하면 결손금을 충당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게 문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LAT 평가액 대비 잉여금이 1조1191억원 수준이었다. 1년 전 7조728억원에서 5조8800억원 이상 급감했다.
한화생명이 밝힌 할인율 10bp당 LAT 민감도는 1조2000억원으로, 생명보험협회가 추정한 40bp 하락시 올해만 4조8000억원 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그런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은 3조3600억원을 밑돌았다. 이마저도 올해 1분기 실적부진으로 500억원 가량 줄었다.

업계에서는 연말 LAT 제도가 강화되면 한화생명이 천억원 단위로 결손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LAT 결손금이 발생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책임준비금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그만큼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국내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중 올 연말 결손이 예상되는 곳은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한편 한화생명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만기보유증권이 34원이라며 6월말 기준 평가이익이 2조원, 지난 7일 기준으로 3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은 신계약 마진율이 40%로 높은 수준이다. 회사 측은 신계약 가치가 개선되고 있는데 연납화 보험료(APE) 증가 효과와 보장성 비중 증가, 수익성 개선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험사는 또 솔벤시(SolvencyⅡ)나 킥스(K-ICS)에서 관련 리스크 계수가 크게 산정돼 높은  프라이싱 및 마진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EU)에서는 일찌감치 시장가치를 반영한 지급여력제도인 솔벤시를 시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2022년부터 도입하려는 킥스는 솔벤시를 참고해 설계됐다. 킥스는 보험사 신규 자본규제인 신지급여력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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