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3호 기흥점 오픈… 잇따라 4곳 추가 예고
골목상권 죽이기 논란 재점화(?)
가구업계 성장 기폭제 역할 평가

이케아는 오는 12월 12일 3번째 매장인 이케아 기흥점을 오픈준비에 한창이다. / 사진=이케아.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지 5년 만에 연 매출 5,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이케아 성공 뒤에 국내 가구업계, 특히 중소업체들의 피해가 동반됐다는 업계 평가도 나온다.

이케아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는 12월 12일 국내 3호점인 기흥점을 오픈한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케아 측은 경기 남부 지역(수원 동탄 등) 소비자의 가구구매 수요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기대감도 내비쳤다.

반면, 이런 사측 기대감과 충돌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모습이다. 기흥점이 들어서는 위치에 교통 혼잡이 예상돼 주민 반발 조짐이 포착된 가운데, 그간 잠잠하던 대형 점포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도 이번 이케아의 추가 입점으로 재점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계획적 점포 확충

2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의 최근 ‘몸집 불리기’ 행보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월요신문> 취재 결과 복수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케아 초기 한국 입점 당시부터 부정적 뒷말들이 많았으며, 특히 본격적 영업활동 이후 국내 대형 가구업체는 물론, 중소업체들도 매출 하락이란 직격탄을 맞아온 상태다.

이케아코리아에 따르면 2019 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매출은 5,032억 원으로 전년 동기(4,716억 원)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케아는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토종 가구업체 빅2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실적은 올해 동반 추락했다. 한샘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8,20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으며, 현대리바트 역시 같은 기간 10.1%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국내 가구업계의 침체된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사실상 ‘이케아 독주 체제’가 자리 잡을 것이란 업계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케아의 향후 계획은 야심차다. 기흥점 오픈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부산 동부(기장군)에 4호점도 열 예정이다. 2020년 이후 5·6호점도 잇따라 개점한다. 이를 위해 충남 계룡에 토지 매입을 마친 상태고, 서울 강동구 고덕에도 매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 서울에도 ‘도심형 매장’ 개설 계획과 함께 점포망도 대폭 늘린다. 또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최근 모(母)회사인 스웨덴 잉카그룹에서 500억 원을 추가 투자받기도 했다.

그동안 이케아 진출이 국내 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국내 홈 퍼니싱 시장은 7조 원 규모였다. 이후 2017년엔 13조 원대로, 오는 2023년 18조 원대 ‘폭풍’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5년 전 등장한 이케아의 존재로 국내 가구시장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는 그간의 우려가 아닌, 오히려 산업구조 고도화와 소비시장 확대에 긍정적 역할을 도왔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내 가구업계와 영세 가구 점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가구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은 광주시, 남양주시, 포천시, 파주시, 김포시 등으로, 대다수 이들 영세기업은 이케아에 견줄 만한 경쟁 전략을 내놓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케아의 사업 확장으로 이들 기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이 같은 우려는 그간 잠잠했던 ‘골목상권 죽이기’ 논란을 재점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케아는 가구뿐만 아니라 생활용품·식당·식품점까지 갖추고 있어 가구전문점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게 반발의 핵심 골자다. 사실상 이케아는 복합 쇼핑몰과 차이가 없다고 판단됨에도, 쇼핑몰이 아닌 전문점으로 규정되면서 의무휴업 등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케아 관계자는 "글로벌 리테일 기업으로서 매장을 오픈하는 지역의 지역사회에 좋은 이웃이 되고자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해 지역발전 및 상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흥점 기대 속 이면

이런 가운데, 이케아의 현재 최대 이슈는 기흥점(3호점) 오픈이다. 오는 12월 12일 오픈에 한창 열중한 모양새다. 이케아 기흥점은 연면적 9만1천㎡ 규모로, 기존 광명점과 고양점에 비해 작은 편이다. 경기 남부지역에 처음 선보인 만큼 주변 수요가 높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문제는 현재 기흥점이 들어설 용인시의 경우 지난해 롯데몰 기흥점 오픈 여파가 큰 상황이란 점이다. 기흥점은 롯데아울렛과 불과 600m 떨어진 지점에 오픈할 예정이다.

용인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기흥TG 앞 사거리는 이미 교통혼잡에 따른 주민불편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매시간 교통혼잡 등이 극심하다는 것이다.

이케아 개점 뒤엔 차량 유입이 평일 및 주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주민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지역은 이케아 이외에도 대형 복합쇼핑센터의 개점이 줄줄이 예고된 상태다.

이케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협력해 주변 교통혼잡 완화를 위한 솔루션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이케아는 더 많은 방문객과 직원들이 보다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매장에 을 수 있도록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주중에 더 많은 사람들이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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