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 올해 1500억원대 순이익 기대…웰컴·OK 나란히 2, 3위 차지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국내 저축은행들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SBI저축은행(대표 정진문·임진구)이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9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10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918억원) 대비 1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며, 2위를 차지한 웰컴저축은행(532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 131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작년 순이익의 약 83%를 반 년 만에 벌어들이는 등 최대 1500억원 이상의 순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SBI저축은행 측은 중금리 대출 확대로 이자수익이 늘어난 점이 상반기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 36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018억원) 대비 22.1% 증가했다. 또 대출채권 관련 수익도 47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305억원)보다 55.4% 증가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채권 매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약 300억원 가량 더해졌다”면서 “이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전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의 뒤를 이어 웰컴저축은행(대표 김대웅)과 OK저축은행(대표 정길호)이 상반기 순이익에서 나란히 업계 2, 3위를 차지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5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01억원) 대비 76.7% 늘었다. 특히 웰컴저축은행은 자산 규모 10위 이내의 대형사 가운데 가장 큰 순이익 증가폭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이익 455억원으로 전년 동기(438억원) 대비 3.8% 증가하는데 그쳤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플랫폼 ‘웰뱅’으로 영업을 잘했고, 이자수익도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전반적인 영업지표가 상승했다”며 “지난해 상반기 600억원이었던 대손상각비를 올해 상반기에는 343억원로 줄인 것도 (실적 개선)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9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611억원)보다 6.3%(355억원)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이다.

순이익 증가에는 이자이익 확대가 단연 큰 역할을 했다. 올 상반기 대출 자산이 늘면서 이자이익(2조1617억원)이 지난해 상반기(2조418억원)보다 1199억원(5.9%) 증가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 최고금리 인하(27.9%→24.0%)로 수익성이 떨어졌으나, 중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전체 대출 규모가 늘면서 이를 상쇄했다.

상반기 저축은행 총자산은 7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조3000억원(1.8%) 증가한 수치다. 대출금은 60조9000억원, 자기자본은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조7000억원(2.9%), 4895억원(6.3%) 증가했다.

반면, 총여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소폭 하락했다. 6월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4.1%,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0%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2%, 0.1%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출채권 잔액 증가,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에 따른 연체 채권 감소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원인”이라며 “저축은행 실적이 양호하고 건전성 지표도 안정적이지만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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