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8.6%로 전년도 58.8%보다 0.2%p 감소했다고 덧붙였다./사진=뉴시스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집단의 경우 총수일가의 지분이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보험사·공익법인·해외계열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출자 사례는 더 늘어난 것으로도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올해 지정된 59개 공시대상기업집단(소속회사 2103개)의 주식소유 현황을 분석·공개했다.

최근 5년간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감소세를 유지했다. 지난 2015년 평균 55.2%였던 내부 지분율은 2017년 58.9%까지 늘었다가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올해는 평균 57.5%로 0.4%포인트 감소했다.

이 중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고작 평균 3.9%에 불과했다. 총수는 1.9%, 총수 2세는 0.8%, 기타 친족은 1.2%를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털끝' 지분으로 전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가 이어진 셈이다. 

총수 지분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계열사 지분율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계열사 지분율은 지난 2015년 평균 48.5%에서 올해 평균 50.9%로 증가했다. 특히 총수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 지분율은 증가 추세를 유지했다. 2000년 44.9%였던 내부지분율은 올해 56.9%를 기록했다.

총수가 있는 재벌의 내부지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총수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SK(0.5%), 금호아시아나(0.6%), 현대중공업(0.6%), 하림(0.9%), 삼성(0.9%) 순이다. 계열회사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넥슨(93.9%), 롯데(78.9%), 호반건설(77.3%) 로 나타났다. 

그 중 59개 공시집단 가운데 지난 5월 15일 기준으로 순환출자를 보유한 집단 현대자동차(4개), 영풍(1개), 태광(2개), SM(7개) 등 4개 집단 14개로 순환출자 집단 수는 작년보다 2개 감소했고, 순환출자 고리 수도 27개(65.9%) 줄었다.

특히 태광은 지난해 8월 계열사 간 합병으로 2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새로 형성됐다. 다만 태광의 경우 자산 규모가 9.3조원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10조원 이상)에 적용되는 신규순환출자 금지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 51개 총수 있는 공시집단 중 28개 집단이 총 197개 금융보험사를 소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서는 미래에셋(33개), 한국투자금융(24개), 다우키움(22개), 삼성(17개), 유진(16개) 등이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하여 대기업 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힘입어 순환출자 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되는 등 성과가 나타났으나, 제도 보완 필요성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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