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 CEO와 오찬간담회’...업계 "구체적인 논의 있었으면"

(왼쪽에서 세 번째)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신용카드사 CEO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고병훈 기자

[월요신문=고병훈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신용카드 업계에 “카드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건전성이 중요하므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원장은 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신용카드사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열린 간담회에는 윤 원장을 비롯해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 이문환 BC카드 대표 등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 원장은 “최근 가맹점 수수료 인하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일본계 자금이탈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건전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크지 않다”면서 “이는 카드사가 그간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자금조달 다변화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원장은 “미중 무역 갈등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같은 대외 리스크 요인뿐만 아니라, 국내 경기 부진과 성장잠재력 저하 등 대내외 리스크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 등 5개 카드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096억원으로 전년 동기(7640억원) 대비 7.1% 감소했다.

또한 그는 이 자리에서 소비자보호 강화와 포용금융 실천, 금융혁신 추진 등의 내용을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민, 영세상인 등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제고에도 적극 나서달라”며 “금융소비자의 관점으로 상품 개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다시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금융혁신 추진과 관련해 윤 원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금융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시행 이후 카드사의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 추진 노력은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혁신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불편함을 가중시키거나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대형 가맹점 수수료 하한선 설정 ▲부가서비스 축소 ▲레버리지 비율 완화 등을 구체적인 규제 완화책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도 업계 요구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원장은 지난 1월 열린 ‘여신금융업권 CEO 합동 신년 조찬 간담회’에서도 시급한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낀 채 이날과 마찬가지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당부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업계 CEO들이 모여 자유롭게 현안을 논의하는 것도 좋지만, 관련 법 개정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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