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패션·문화·편집 복합공간 첫 선보여
고요한 분위기 속 에코백 제작과 박스 포장까지
사측 “다양한 콘텐츠 공간 확충 기대해달라”

무신사 테라스 중앙에 위치한 '라운지' 공간이다. 평일 늦은 시간과 아직 ‘오픈 발’을 벗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썰렁한 분위기는 다소 당혹스럽긴 했다. / 사진=최은경 기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온라인에서 최고 ‘핫’한 패션 스토어 ‘무신사’가 지난 7일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서울 마포구 동교동 AK&홍대 애경타워 꼭대기 층인 17층에 1644㎡(약 800평) 규모로 오픈한 것. 

무신사는 2009년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했다. 지난해 거래액(매출) 4500억원, 영업이익 269억원을 기록했고 국내 패션 전문 온라인몰 1위에 자리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는 3500여 개, 가입 회원은 530만명으로 패션업계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거래액 1조1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무신사의 첫 오프라인 매장은 어떨지 기대감이 컸다. 

기자는 ‘무신사 테라스’를 18일 오후 5시 직접 방문했다. 안내직원에게 물어보니 무신사 테라스로 가는 방법은 2가지 경로가 있다고. AK&홍대 건물 1층에서 17층으로 올라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는 방법과, AK&홍대 5층 식당가를 통해서 가는 방법이 있었다. 

기자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입구에 들어섰다. 숍·키친·라운지·파크 4개의 공간이 보인다.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다만 평일 늦은 시간과 아직 ‘오픈 발’을 벗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썰렁한 분위기는 다소 당혹스럽긴 했다. 직원들과 10명 안팎의 고객들만 볼 수 있었다.

무신사 테라스는 무신사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온·오프라인 복합문화 플랫폼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닌 브랜드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고객에게 소개하고 더불어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결국 소비자와 브랜드가 만나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무신사테라스 숍 공간. 감각적 큐레이션을 통해 콜라보 한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 사진=최은경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넓은 공간에서 우선 숍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무신사의 감각적 큐레이션을 통해 콜라보 한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의 아티스트와 레이블이 함께한 상품도 있다. 숍 매니저는 “소비자들이 입점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든 장소다. 온라인몰에선 판매하지 않는 기획 제품을 선보이고, 상품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운지’는 약 224평 규모의 넓은 메인 공간이다. 무신사를 표현하는 택배 박스를 오브제로 삼아 디스플레이 월을 제작했고  네온 사인 효과로 무신사 로고를 표현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최신식 음향 및 영상 시스템을 지원해 앞으로도 브랜드별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란다. 

라운지 가장 안쪽에는 ‘익스프레스 워크샵’도 마련됐다. 이곳에선 마음에 드는 도안을 골라 직원에게 전달하면 실크스크린을 찍어 에코백을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에코백은 ‘익스프레스 랩’에 가면 원하는 테이프와 스티커를 골라 박스로 포장도 가능하다. 무신사가 상품을 포장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바로 옆엔 '익스프레스 포토 박스‘가 눈에 띄었다. 방문객이 자유롭게 사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을 조성한 것. 3500여 개의 무신사 입점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대형 박스가 눈에 확 띈다. 무신사 존재감을 확 드러내는 공간이었다. 

익스프레스 워크샵 & 익스프레스 포토박스. / 사진=최은경 기자

'키친'은 전문 바리스타와 셰프가 운영하고 있다.  다섯명 정도의 고객들이 키친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연트럴파크와 서울 도심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인 '파크‘에선 홍대의 전경이 한 눈에 보였다. 꽃 등 각종 식물들로 인테리어돼 있었다. 

연트럴파크와 서울 도심 전체를 둘러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인 '파크‘ / 사진=최은경 기자

무신사 테라스 방문을  마친 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한 고객에게 질문을 던졌다. 김지혜(32) 씨는 “무신사테라스 오픈 소식에 꼭 와보고 싶어서 들렀다. 생각보다 공간이 비워진 느낌이랄까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만들었다기엔 다소 실망했다. 좀 더 재미있는 콘텐츠가 보강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게 됐다. 예를 들면 브랜드의 상품 설명회, 오프라인 고객 행사 등 브랜드가 주최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이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브랜드들의 니즈와 고객, 대중들의 욕구를 헤아리고 서로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와 오프라인 공간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신사 테라스는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몰고 왔다. 지난달 8~10일에는 아디다스와 디스이즈네버댓이 신상품 출시 행사를 진행했는데, 3일간 5000여 명의 고객이 다녀가기도 했다. 이러한 기대감에 기자 또한 상당히 설렌 마음으로 방문했지만 복합 문화 공간이라 평가하기엔 빈약한 콘텐츠로 향후 보강이 필요해보였다. 

무신사 측 또한 복합 문화 공간 그 이상, 오프라인서 서로 만나 긍정적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추후 더 참신한 공간 활용에 지속적 관심이 집중된다.

무신사 존재감을 확 드러내는 입점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대형박스. / 사진=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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