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비전펀드 불확실성↑
택배 사업자 지위 반납…“향후 행보는?”

쿠팡은 ‘계획된 적자’ 전략에 기반해 투자를 계속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 사진=쿠팡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공격적인 경영행보를 지속해온 쿠팡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최근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불확실성이 제기됐다. 일각선 해당 펀드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쿠팡 위기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쿠팡은 현재 국내 소비자 신뢰를 전폭적으로 받고 있는 상태다. 사업 볼륨을 키우는 데 집중한 나머지 내실 다지기에 소홀했다는 업계 지적도 받고 있으나,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며 소비자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 스스로 택배 사업자 자격을 반납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 펀드 투자 불확실성↑…“증권업계 우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커머스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4조4,227억 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64.7% 성장을 이끈 셈이다. 

그러나 손실도 1조원에 달한다. 인건비와 물류창고 건설 등에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쿠팡에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최근 권고했다. 

그럼에도 쿠팡은 ‘계획된 적자’ 전략에 기반해 투자를 계속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거기다 주요 투자자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비전펀드를 배경으로 하는 자금여력 또한 쿠팡 성장세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도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을 향해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쿠팡 또한 시장선점을 위한 ‘계획된 적자’라며 공격적 투자를 멈추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최근 쿠팡의 자금 조달에 결정적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은 골드만삭스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SVF)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2호에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 유력 투자자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우버(UBER)와 슬랙(Slack) 등 해당 펀드의 주요 투자기업 상장(IPO) 이후 주가 하락, 위워크(WeWork)의 IPO 무산, 골드만삭스 등 유력 투자자의 부정적 행보 등 요인으로 쿠팡의 사실상 돈줄격인 해당펀드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펀드 투자 불확실성과 관련해선 “현재로썬 드릴 말씀이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 ‘숨고르기’ 쿠팡?…또 다른 도약 

쿠팡의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CLS)는 최근 택배 사업자 자격을 1년 만에 자진 반납했다. 쿠팡 측은 택배사업 진출을 앞두고 자사 물동량이 폭증해 당분간 이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토부가 발표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 명단에서도 쿠팡이 빠지게 됐다. 국토부는 매년 택배 운송사업자가 갖춰야 할 시설과 장비 기준 등을 평가해 택배사업자를 공지하고 있다.

업계선 공격적으로 세를 확장하던 쿠팡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도 내놨다.

이에 향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나스닥 상장에 앞서 내실을 먼저 챙기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동시에 제기된다. 3자 물류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경우 적자폭이 커질 수밖에 없어 올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쿠팡으로선 현 시점을 내실화 시기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쿠팡 관계자는 “자체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3자 물류에 대한 준비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다. 향후 준비 기간을 거쳐 재신청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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