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기능 사라진 실시간 검색... 정치권서도 지적

[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낚였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이 홍보 키워드로 도배가 됐다. 어느 순간부터 업체들의 프로모션을 홍보하는 광고판으로 전락해 버렸다. 급기야 일정 금액만 내면 실검 상위권에 노출될 수 있게 됐다.

과도한 네이버 광고 검색어에 의구심이 드는 건 비단 기자 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1시간이면 여론이 바뀌고 인위적인 네이버 실검에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14일 오전 11시 네이버 실검은 온통 광고 키워드다. 1위부터 10위 안의 키워드는 대부분 홍보 마케팅 검색어다. 

업체들의 이같은 홍보 행태에 정작 당일 뉴스면을 장식한 이슈는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도 못한 채 사라진다. 

그래서일까. 정치권에서도 마케팅 수단이 된 포털 실검에 대해 폐지하자는 목소리까지 새어 나왔다. 애초 기능을 상실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차갑게 비판했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감에서 “네이버야말로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의 정점이자 수혜자로서 기업의 실시간 검색어 활용 영업을 방치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부추기고 있다”며 “조속히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은 마케팅 수단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에도 종종 결부된다. 지난 8월 말~9월 초 약 열흘간 조국 법무부장관과 관련된 내용이 그것이다.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자들은 “조국 힘내세요” 검색어를, 반대편에서는 “조국 사퇴하세요” 검색어를 띄우는 등 ‘실시간 검색어 전쟁’을 펼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정 목적을 가진 일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순위를 끌러 올려 마치 전체 국민의 여론인 것처럼 왜곡될 수 있는 구조적인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작이 가능할까. '실검’ 논란이 나올 때 마다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전혀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 하고 있다. 어떤 개입도 있을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는 링 위에서 서로 싸우고 있는데 심판은 없는 셈이다. 알아서들 치고 박고 싸우라는 것과 다름없다. 그래서 실시간 검색어가 순수의 기능을 잃은채 조작이 가능하다. 

더이상 어떤 세력으로 움직이는 실시간 검색어가 아니라 태초 순기능인 전파력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되찾길 기대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체인 포털사이트에서도 일정 수준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그나마 낮아진 신뢰성을 되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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