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에 'DHC' 제품 검색하면 상품 줄줄이
사측, “꾸준히 모니터링 중, 추가 방안도 검토할 계획"

옥션 검색창에 DHC, 디에이치씨로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없다고 나온다. / 사진=옥션 홈페이지 갈무리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한 한일 경제 전쟁이 100일이 지난 가운데, 일본 관련 이슈로 논란이 됐던 제품들에 대한 불매 여론은 여전하다. 특히 혐한 방송으로 불매 운동에 기름을 부은 DHC 상품은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중단 조치가 재빨리 이뤄졌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DHC제품을 금칙어로 설정해 검색 결과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 옥션에서는 DHC 화장품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달리 어긋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니클로가 위안부 비하 논란 동영상으로 여론의 비난이 커지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태.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 측 안일한 관리에 소비자 불만은 쉬이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금칙어 설정했지만…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옥션에서 DHC 제품이 구매가 여전히 가능하다. 옥션 쇼핑몰 검색창에서 DHC, 디에이치씨 검색을 하면 현재 막아놓은 상태다. “검색결과는 현재 제공하지 않습니다. 고객님의 양해를 구합니다”라고 페이지에 나온다.

그러나 최근 DHC 대표적인 제품인 딥클렌징 오일, 비타민C 에센스 등으로 다시 검색하자 제품들이 전면에 나타났다. 딥클렌징 오일 DHC, 비타민 C 에센스 DHC로 검색해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앞서 <본지>는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8월 옥션의 DHC 상품 조치 등에 대한 취재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옥션 측은 DHC 논란에 국내 이커머스 중 가장 먼저 검색어 제한 조치를 취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측 관계자는 “오픈마켓 특성상 검색어 조치는 매우 강력한 조치다. 다만 파생검색어가 존재해 일부는 노출될 수 있어 추가로 검토하겠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혐한 발언 이후 두 달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DHC 제품이 옥션을 통해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옥션 관계자의 앞선 해명과는 달리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소식에 업계 및 소비자 반응도 다양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소비자 사이에선 옥션을 비롯한 DHC 상품을 아직도 판매하는 판매자들에 대해 여전히 고객을 호구로 생각하고 있다는 등 각종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옥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DHC 관련 검색어는 검색창에서 금칙어로 설정해놓고 있다. 모니터링 인력들을 총동원해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마켓 특성상 상품이 수백 개에 달하다보니 판매자들이 제품을 올리면 데 맞춰 삭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국민 정서를 생각해 DHC 제품 뿐만 아니라 일본 브랜드에 대한 불매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제품이 노출된다는 사실에 불매운동 동참을 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사안의 경우 자체 확인 뒤 이뤄질 수 있는 추가 방안에 대해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딥클렌징 오일 DHC, 비타민 C 에센스 DHC로 검색하면 제품들이 검색된다. / 사진=옥션 홈페이지 갈무리

◆ 불매운동 “배경은”

DHC는 2002년 한국에 진출한 뒤 클렌징 오일 등으로 인기를 끌며 국내 H&B스토어와 온라인몰 등에 입점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DHC가 이렇게 국내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 이유는 자회사 DHC-TV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혐한’ 방송을 하고도 이후 미흡한 사과 등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방송서 당시 출연한 일본인 패널들은 “1950년대 초반 한국이 독도를 멋대로 차지했다”, “한국은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 “일본이 한글을 통일해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 혐한과 역사왜곡 발언을 해 큰 파장이 일었다.

이 같은 내용은 고스란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전해져 공분을 키웠다. 당시 DHC 한국법인 코리아 김무전 대표도 사과문을 내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잠재울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하기도 했다.

연일 이어지는 혐한 발언으로 SNS에서는 '#잘가요DHC'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글이 쏟아지는 등 DHC제품 퇴출운동에 힘이 실렸다.

실제 오프라인 유통채널인 백화점, 이커머스, H&B스토어 등에선 DHC 제품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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