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넥시움’·‘가스모틴’ 등 대체약품
일동, ‘라비에트’ 대체 및 코프로모션 등

[월요신문=이명진 기자] 항궤양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판매중지에 제약사들의 손실이 현실화된 가운데 라니티딘 복합제·단일제 시장,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왔던 대웅제약과 일동제약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지메틸아민)의 잠정관리기준 초과를 사유로, 위궤양·역류성 식도염 치료제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을 판매 중지한 후 대웅제약·일동제약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 국제 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이다.

앞서 대웅제약·일동제약은 각각 지난해 라니티딘 복합제(알비스), 단일제(큐란)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대웅제약은 이번 판매중지 조치에 누구보다 큰 타격을 받을 곳으로 점쳐진다. 대웅제약이 개발한 알비스는 라니티딘을 기반, 헬리코박터를 억제하는 ‘비스무스’와 점막보호제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알비스 고용량인 알비스디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대웅제약이 알비스·알비스디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총 368억원이다.

라니티딘·비스무스·수크랄페이트 3제 복합제 시장 규모(지난해 기준)는 1236억원으로, 라니티딘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 매출의 70% 이상을 알비스 시장이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대웅제약의 알비스정은 지난 2년 6개월 간 1723만건이 처방됐다. 이는 2위인 대웅바이오의 라비수정(649만건), 3위인 일동제약의 큐란정(533만건)의 처방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일동제약 역시 단일제 시장에서 라니티딘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동제약의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 ‘큐란정’은 지난해 193억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이는 라니티딘 단일제 시장의 약 40% 규모다. 앞서 라니티딘 단일제 오리지널 제품인 잔탁의 매출이 32억원에 불과했다면, 일동제약의 큐란이 6배 이상 높은 규모인 셈이다. 라니티딘 단일제 큐란과 알비스 제네릭 더블원을 판매해 온 일동제약의 손실은 총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 대체 방안은?

기존 라니티딘 시장, 선두에 섰던 대웅제약은 주력 품목인 ‘넥시움’·‘가스모틴’을 내세워 발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넥시움·가스모틴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212억원·376억원으로 집계된다.

넥시움은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의약품이다. 이는 위염·위궤양 치료에 쓰인다. 또한 가스모틴은 모사프리드 성분이다. 세로토닌 수용체에 작용, 위장관운동을 촉진한다. 위염·위궤양에 동반된 소화불량 치료에 주로 쓰인다. 이에 라니티딘 단일제였던 알비스를 넥시움으로, 복합제였던 알비스디를 넥시움·가스모틴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 전략으로 파악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시기 자체가 10월을 기준으로 봤을 때 사실상 크게 손실이 작용하지는 않는다”며 “원료 대체 및 자체적 연구개발 등 방향성은 여러 가지가 존재하지만 이는 중장기적 방향의 대체 방안이 될 것 같고, 일단은 넥시움과 가스모틴 등의 대체약품을 통해 공백을 메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대웅과 함께 라니티딘 시장을 양분했던 일동제약 역시 ‘큐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동아에스티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소화성궤양치료제(동아가스터정) 공동 판매 및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이번 코프로모션은 동아에스티가 제품을 공급하면, 일동이 유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동아가스터정은 파모티딘 성분의 히스타민 H2 수용체 길항제다. 일동제약은 큐란의 기존 영업망을 적극 활용해 공백을 지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가스터를 중심으로, 자사의 PPI 계열 ‘라비에트’의 영업과 마케팅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대체 방안의 경우 기존 PPI 계열 ‘라비에트’ 제제로 대체하는 것과 함께 동아에스티와 코프로모션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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