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캐주얼, 트렌드 변화 가속화
아웃도어 시장 빨간불 역풍

LF는 15년 만에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에서 철수한다. / 사진=LF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한 때 열기가 뜨거웠던 아웃도어 시장이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LF가 과감히 라푸마 사업을 접는다. 경기 침체와 트렌드 변화 영향에 따라 축소된 시장 상황을 빠르게 체감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미 아웃도어 사업에서 손을 뗀 곳도 있지만 대기업인 LF까지 아웃도어 사업을 접으면서 업계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 실적악화 직격탄 “15년 만”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는 15년 만에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사업에서 철수한다. 사측은 전국 라푸마 백화점, 아웃렛, 가두점 매장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F는 그간 유통사 가맹점주들과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 현재 폐점시기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F는 지난 2005년 프랑스 본사로부터 라푸마 판권을 사들여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국내 상표권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2011년엔 라푸마차이나를 출범했다.

그러나 LF도 최근 아웃도어 시장의 침체 탓에 매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 아웃도어 의류 업계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 2014년을 마지막으로 꾸준히 매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여 개 아웃도어 의류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7년 대비 2~3% 감소했다. 업계 간 과열 경쟁도 이에 한몫했다.

아웃도어 전성기 시절 라푸마 매출은 2,000억 원대를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1,000억 원 미만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인 LF가 아웃도어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우울한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웃도어 업체의 매각설 또한 매년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밀레’는 한국법인인 밀레에델바이스홀딩스가 매각 자문사를 선정했고, 잠재적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휠라는 ‘휠라아웃도어’ 사업을 2015년 접었고, 신세계인터내셔널과 형지도 ‘살로몬’과 ‘노스케이프’ 사업에서 손을 뗐다. LS네트웍스와 네파도 ‘잭울프스킨’과 ‘이젠벅’ 사업에서 철수했다. 

◆ 1020 세대 소비자층 확보

이에 따라 LF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캐주얼 패션사업에 집중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현재 캐주얼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춰온 LF가 1020세대를 겨냥한 브랜드에는 입지가 약했다는 평가가 줄기차게 이어졌다.

이에 LF측은 10, 20대를 겨냥한 국내 유스(Youth) 패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 감성이 가미된 스트리트 캐주얼 웨어가 국내 패션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LF는 최근 미국 스포츠·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인 챔피온의 국내 판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내년 봄여름 시즌부터는 챔피온의 미국 본사로부터 챔피온 브랜드의 글로벌 전 라인을 직수입해 국내에 전개한다. 또 올 초 론칭한 던스트와 함께 LF의 스트리트 캐주얼 포트폴리오를 이끌어나갈 브랜드로 기대감이 크다.

LF 관계자는 “해마다 아웃도어 시장이 축소됨에 따라 LF는 내년에 라푸마 사업을 종료한다. 향후 브랜드 해외진출이나 국내 유스 시장 공략 등 새로운 타깃과 고객을 찾아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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