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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안유리나 기자] 자동차 판매가 10년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400만대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만에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매길지 결정하기로 한 시한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324만2,340대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으로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279만5,914대)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특히 수출은 198만 6천여 대로 1년 전보다 0.3% 줄면서 10년 만에 가장 적었고,내수 판매 역시 1.2% 줄면서 3년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6년 이후 3년째 감소세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는 현대자동차(3.4% 증가)를 제외한 모든 업체들의 내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GM은 올해 내수 시장에서 19% 이상 판매량이 줄었다. 주력 차종인 스파크, 말리부 등 모든 승용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레저용차량(RV) 역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이 가세했음에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도 내수 시장에서 같은 기간 0.2%, 3.3% 판매 감소를 겪었다. 기아자동차는 RV 모델 노후화로 내수 판매가 4.2% 줄었다.

문제는 수출까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198만5,63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0.3% 줄면서 역시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9년(169만6,279대) 이후 최소를 기록했다. 이대로라면 연간으로 2012년(317만634대) 정점을 찍은 이후 7년째 내리막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친환경차 비중이 커진 덕에 수출액은 올해 354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400만대 판매’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 400만대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월 평균 38만대 이상 판매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32만여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해 보인다. 정부는 올해 자동차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을 상반기, 연말로 두 차례나 연장했다. 하지만 큰 효과 없이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상황인 가운데 사흘 뒤에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매길지 결정된다. 

우리나라 자동차의 미국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이어서 그 결과가 더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3일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수입을 제한하거나 높은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국은 이 조항에 따라 일본과 유럽연합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만약 우리나라도 대상에 포함된다면 미국 수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우리나라의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8.7% 늘어나며 4년 만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써는 올해 초 한미 FTA를 개정하면서 우리나라는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예측하지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봤을 때 완전히 안심하기 이르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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