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수익성 악화 못 피했다
위기감 고조…비상체제 대비 사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좌),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우) / 사진=각사 제공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현재 전반적인 유통가 영업환경은 열악하다. 경기불황에 더해 최근 온라인 강세로 급격한 변환점을 맞게 되면서 그간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기반으로 하던 국내 유통가들이 울상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실적이 꺾인 이마트가 이례적으로 시기를 앞당겨 고강도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같은 행보가 다른 유통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쳐 빠른 인사와 본격적인 세대교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미 일부 유통 기업들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인력 감축과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면서 기업 내부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말 인사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 인사 통해 조직 변화 예고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 대기업인 롯데·신세계는 최근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면서 이에 따른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롯데그룹은 그동안 신동빈 회장에 대한 재판 공방으로 지난 2년 간 소폭 인사에 그쳐온 만큼 더욱 주목된다. 일각선 최근 오너 리스크가 해소돼 대규모 인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신 회장 체제의 ‘뉴 롯데’를 향한 행보는 여지없이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지며, 특히 주요 계열사인 유통부문의 인사 폭이 클 것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는 12월 말 임원인사가 예정돼 있다. 앞서 황각규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경영간담회에서 각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이 자리에는 신 회장도 함께 참석해 재계에선 이날 황 부회장의 발언이 곧 신 회장의 의견과 동일하다고 보고 있다.

이날 신 회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최근 국내 및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됨에 따라 각사 모두 위기감을 갖고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실제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e커머스 부문 강화를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유통부문도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의 영향으로 마찬가지 입장으로 보인다. 특히 유통계열은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까지 받았다.

올해 롯데 유통 계열사 CEO 인사 이동은 부문 최고책임자인 이원준 유통 BU장(부회장)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올해로 취임 3년째다. 이 외에도 일부 계열사 CEO의 세대교체설 이야기가 솔솔 나온다.

롯데 측은 아직 인사에 대해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예년과 같은 12월 쯤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유통사 위기의식은 사실 신세계그룹에서 먼저 시작됐다.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0월 계열사 이마트만 따로 정기 인사 시즌인 12월보다 한 달 일찍 앞당겨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첫 외부 출신 수장이란 타이틀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외부 수혈을 통해 강희석 신임 대표를 선임했고 임원 4분의 1을 교체했다. 신세계가 이마트 경영진의 대폭 물갈이로 강한 위기극복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에선 예년과 같이 12월 1일자로 임원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를 제외한 백화점 부문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백화점 사업부문은 선전하고 있어 큰 규모의 인사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이 불안한 면세점은 상황이 다를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는 최근 특히 향후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인사 발표가 다가오면서 업계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각사별로 과연 어떤 전략으로 새로운 인사 카드를 꺼내들게 될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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