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가성비 장점…발열은 숙제
LGU+ “내년 AR에 100억 투자”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영화 속에서 많이 본 ‘AR글래스’ 치고는 상당히 친숙한 디자인이다. 실제 안경 같은 모습으로 무게 또한 가볍다. LG유플러스가 중국의 스타트업 엔리얼과 21일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를 국내에 공개했다.

1시간가량 사용했을 때 발열 문제는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다. 기자는 AR글래스 시연 중 터치(화면) 먹통 문제도 경험했다. 다만, 이날 공개한 AR글래스는 정식 유통제품이 아니어서 내년 1분기까지 시범서비스 후 개선사항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AR글래스를 직접 시연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사용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일단 AR글래스의 USB 케이블을 스마트폰에 꽂으면 자동으로 시연 앱이 실행됐다. 현재는 LG 스마트폰인 V50만 호환되며,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 때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연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약 4초가량 로딩 후 AR홈에서는 U+모바일tv, U+AR, LG V50S 등 카테고리가 등장한다. 모바일tv와 함께 AR글래스로는 동물, 애니, 스타, 영화, 예술, 스포츠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은 하나의 컨트롤러가 된다. AR글래스를 쓴 채 몇 번의 클릭만으로 눈 앞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띄울 수 있다.

영상 등 장면은 터치 후 이동을 통해 원하는 각도로 옮겨와 볼 수도 있다. 엔리얼 라이트는 88g의 가벼운 무게로 VR HMD(Head mounted Display)보다는 장시간 사용에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도는 1920X1080(FHD)로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2D·3D 콘텐츠를 지원하며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4K 고화질 콘텐츠도 탑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야각은 52도 제품으로 타 제품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 AR글래스는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함께 활용하는 한편, 안경다리에 DTS스피커도 달려 있어 사운드도 들을 수 있다.

스타 등 인물이 나타나는 콘텐츠는 화질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영상을 볼 땐 초점이 다소 흐릿하기도 했다. 특히 1시간가량 많은 이들이 사용 뒤 다시 써보니 안경 코받침 부분에서 발열 문제가 나타났다. 또 터치가 안 먹혀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신체와 안구 닿는 부분의 품질 관리를 통해 내년 출시할 때까지 발열을 낮춰 고객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엔리얼은 2017년 1월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으로 ‘CES 2019’, ‘MWC 2019’에서 AR글래스 제품을 잇달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CES에서 베스트 스타트업으로 선정됐으며 중국 차이나유니콤, 일본 KDDI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의 통신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엔리얼 라이트는 88g의 초경량 무게와 함께 ‘가성비’를 갖춘 제품이다. 매직 리프,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AR글래스는 2000~3000불 가격 수준으로 무게 또한 300~600g 사이다. 반면 엔리얼 라이트는 499불로 내년 상용화하며 가격경쟁력을 더 갖춰나간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엔리얼 AR글래스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국내 독점으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게 됐다. 송 상무는 AR글래스에 대해 “5G 시대 Z세대가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미래 디바이스”라고 정의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늘(21일)부터 내년 1분기까지 35개 매장과 5개 팝업스토어에서 AR글래스 시범서비스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1분기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개발자를 모시고 엔리얼 디바이스 등 AR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엔리얼 테크 데이’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시범서비스를 통해 엔리얼 AR글래스 제품을 개선하는 한편,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 원격회의), AR 쇼룸 등 실생활과 연결된 다양한 5G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LG유플러스는 5G 혁신형 콘텐츠 등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AR에 100억원가량 투자한 만큼 내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이 분야에 투자할 예정이다. 박재규 LG유플러스 FC부문 미래서비스사업부 AR사업팀장은 “5G 상용화 이후 AR은 10만명, VR은 13만명이 매월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지속 성장하는 추세로 내년에는 최소 두 배이상 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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