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10개국 정례 협의체 발족 합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시티 첫 사례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조감도./사진 = 국토교통부

[월요신문=지현호 기자] 한국형 스마트시티가 대한민국을 넘어 아세안 곳곳에 수출된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가 인구 밀집, 수 재해 등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할 해법으로 떠올라서다.

25일 부산에서 개최된 '한-아세안 스마트시티 장관 회의'에서는 아세안 10개국이 모여 각국의 도시문제 해법을 공유하고 협력을 약속했다.

아세안 각국은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위해 장관급 협의체를 구축하고 활발한 민간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또 우리 공공기관과 아세안 지방정부·공공기관 간 구체적 스마트시티 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3건의 업무협약(MOU)이 체결됐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캄보디아 바탐방주와 배수시스템 분야 협력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말레이시아 사바주와 스마트시티 개발 협력, 국토연구원·교통연구원은 태국 DEPA와 스마트교통 및 도시개발 협력을 맺었다.

여기에 국토부는 싱가포르, 브루나이와 각각 장관급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포괄적 협력을 공고히 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 출범 이래 각 국가와 총 23건(12월 예정 3건 포함)의 협력을 맺게 됐다.

아세안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한국형 스마트시티 지원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스마트시티는 혁신적인 미래기술과 신산업을 담아내는 새로운 플랫폼"이라며 "아세안과 한국이 '아시아 정신'을 담아낸다면 세계 스마트시티를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토·도시개발에서도 정부의 스마트도시 개발 정책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첫 타자는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다.

지난 24일 부산 강서구에서 열린 에코델타시티 착공식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태국, 베트남, 라오스 등 아세안 국가의 정상과 장관들이 대거 참석하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치러졌다.

특히 아세안 정상들은 부산 스마트시티 착공식을 위해 부산 방문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초의 스마트시티가 될 에코델타시티는 다양한 도시문제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 4차산업혁명 기술로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새롭게 계획되는 신도시 위에 네트워크, IoT 센서 등 스마트인프라와 혁신기술을 계획단계부터 접목시켰다. 에너지, 교통, 안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최신 연구 성과를 담아내기 위함이다.

대표적으로 에코델타시티에는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2.8㎢ 규모의 부지 위에 5대 혁신산업 클러스터와 녹지, 수변공간이 조성된다. 또 도심 곳곳에 도심수로, 중심상업지구, 대규모 스마트쇼핑단지, R&D 복합단지 등 핵심시설이 들어선다.

여기에 IoT 센서를 통해 수집한 각종 정보는 AI 데이터 플랫폼의 분석을 거쳐 다양한 혁신서비스로 연결된다.

시민들에게 제공될 혁신서비스는 ▲로봇 기반 생활혁신 ▲배움·일·놀이 ▲도시행정·관리 지능화 ▲스마트 워터 ▲제로 에너지 ▲스마트 교육·리빙 ▲스마트 헬스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안전 ▲스마트 파크 등이다.

예를 들면 도심의 빌딩형 정수장에서 지역 내 빗물 등을 처리해 시민에게 직접 공급하는 차세대 분산형 수도공급 기술이 도입된다. 강우-하천-정수-하수-재이용의 도시 물순환 전 과정에 첨단 물관리 기술도 접목한다. 공공부문에서는 시설물 점검, 주차 단속, 미세먼지 측정, 거리 순찰 등에 로봇 도입을 검토 중이다.

스마트시티에서 생활하는 시민들이 직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의 혁신도 있다. 2021년 말 첫 입주 예정인 스마트빌리지 단독주택 단지(56가구)는 리빙랩형 거주공간으로 조성된다.

스마트 기술을 통해 가사노동시간 15% 감소, 자전거 분담률 20% 이상 확보, 건강수명 3년 증가 등을 목표로 개발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빌리지 입주민 A씨의 삶을 그려봤다. A씨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면 커튼이 자동으로 열린다. 이어 혈압·맥박 등을 체크, 오늘 하루 컨디션과 건강 가이드가 제공된다. 양치질을 하면서는 세면대 매직미러로 오늘의 날씨, 교통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출근은 자율주행 셔틀을 통해 한다.

씨티앱으로 점심식당을 예약해 기다림 없이 이용하고 퇴근길 집 앞에 무인편의점에서 장을 보고 배송은 로봇에 맡긴다. 잠들기 전에는 주말에 사용할 단지 내 공유차를 예약하고, 침대에 누워 불을 끄면 오늘의 내 활동량 정보와 잔잔한 음악이 나온다.

이러한 기술이 반영된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는 2021년 말 스마트빌리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입주에 나선다. 당장 내년 상반기에는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에 참여할 사업자 공모를 시작한다.

한편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으로 이뤄졌다. 미국, EU,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으로 연 5%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율이 2017년 48%까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도시인프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스마트시티는 인구집중, 수 재해 등 각종 도시문제에 직면한 아세안 국가들에 중요한 화두로, 한국의 스마트시티 정책과 기술을 아세안 국가와 교류하기 위한 협력 플랫폼이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