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사장단 세대교체 인사
전문성 경영능력 겸비

현대백화점 김형종 신임 사장. / 사진=현대백화점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그룹 핵심 경영진 교체로 안정보다는 과감한 변화를 내세웠다. 다음달 초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겸 현대백화점 대표와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이 동반 퇴진 소식을 알린 가운데, 곧바로 2020년 사장단 인사가 단행했다.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의 퇴진 소식이 주말에 보도된 뒤 내년 정기 인사발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형종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백화점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수익성 개선 및 사업 전략 등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 ‘세대 교체’ 신호

25일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최근 유통업계서 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업체들이 인적 쇄신을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서는 모습에 현대백화점도 서둘러 대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60년대생 김형종 한섬 사장을 경영전면에 배치, ‘젊은 피’를 내세워 급변하는 유통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의미도 여기에 포함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정기사장단 인사에서 김형종(59) 한섬 사장이 현대백화점 사장으로 이동한다.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은 윤기철(57)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이 승진 기용됐다.

또한, 한섬 대표이사에는 김민덕(52)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발탁됐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기존 50년대생에서 60년대생으로 최고경영진 세대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 향후 과제는?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점은 김형종 신임 현대백화점 대표다. 현대백화점에 직면한 과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신임 대표는 그간 현대백화점 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한섬을 키워온 장본인이다. 1985년 현대백화점에 입사 후 현대백화점 목동점장, 상품본부장을 거쳤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8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급감했다. 온라인 업계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 밀려 사실상 큰 수확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서울 여의도에 전국 최대 규모의 백화점 개점을 준비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1월 여의도 파크원에 대형 백화점 문을 여는 한편, 대전·남양주·동탄 등에 아울렛도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도 단독으로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이 같은 행보는 그룹 전반의 수익성 개선 및 사업 확장 역할 등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김 대표가 과거 백화점 상품본부장을 역임했고 한섬을 국내 1위 패션브랜드로 육성해 왔던 전적으로 미뤄 백화점부문 이해도가 높다. 앞으로 현대백화점을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로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이 물러난다. 현대리바트와 현대렌탈케어 겸임 대표이사인 김화응 사장 역시 퇴진한다. 

먼저 이 부회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지선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M&A와 신사업, 그리고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향후 그는 상근 상담역을 맡아 그룹의 조언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백화점·아울렛 증축 및 신규 출점 등 사업 확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김 사장은 현대리바트의 고급화와 B2C 중심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앞으로 새로운 경영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겸비한 60년대생 젊은 경영진을 전면에 포진시켜, 미래를 대비하고 지속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다음달 중 후속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단이 향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합을 맞춰 신성장 동력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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