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유통BU장·이종철 호텔BU장 내정
실적 부진 속 ‘예정된’ 대규모 물갈이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핵심 유통 계열사를 총괄하는 유통BU 수장에 강희태(60) 롯데백화점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최은경 기자] 롯데그룹은 인사 발표가 하루 남았다. 오는 19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앞서 BU(Business Unit)장 두 명을 비롯해 최소 10명 이상의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할 것이란 윤곽이 드러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쇄신을 예고한 만큼 이번 인사에 큰 변화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 오는 19일 임원 인사 예정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95개 계열사를 유통, 호텔·서비스, 화학, 식품 4개의 사업단위로 나눠 BU장 4명 체제로 운영해왔다. 이번 각 사별 이사회에서 4개 BU 중 2개 부문 수장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황 불황에 부진했던 유통 부문의 실적 개선과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쇄신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평가다.

이번 인사선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핵심 유통 계열사를 총괄하는 유통BU 수장에 강희태(60) 롯데백화점 대표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이 주력인 호텔&서비스BU장은 이봉철 (61)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맡게 된 것도 핵심이다.

이로 인해 기존 유통BU와 호텔·서비스부문BU를 맡아온 이원준·송용덕 부회장은 물러나게 된다. 송 부회장은 그룹 내 다른 자리로 이동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 중 강 신임 유통BU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서울 중앙고등학교와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잠실점장·본점장·영남지역장·상품본부장·차이나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강 신임 유통BU장은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직해 백화점 마트 슈퍼 하이마트 홈쇼핑 편의점 등 14개 계열사를 총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3분기 롯데백화점의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점도 승진 요인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강 신임 유통BU장은 명품 판매장 개편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 왔으며, 롯데가 그룹차원에서 추진하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강 신임 유통 BU장은 14개 계열사의 실적 개선 주력 및 온라인 판매사업 강화에 집중하는 등 롯데 유통 부문의 구원 투수로 기대를 모은다.

강 대표 이동으로 롯데백화점 대표엔 황범석 롯데홈쇼핑 상품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통인 이 신임 호텔&서비스 BU장은 호텔롯데의 상장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대표엔 김현식 롯데호텔 전무가 내정됐다.

◆ 각 유통사 대표 대거 교체

아울러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롯데멤버스, 이커머스, 롭스 등도 새로운 수장으로 교체될 예정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중 역사상 최대 규모 인사로 보인다.

롯데슈퍼 대표는 남창희 롯데마트 고객본부장, 롯데 이커머스 대표는 조영제 롯데마트 전무가 거론되고 있다. 코리아세븐 대표엔 최경호 상품본부장, 롭스 대표로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영남지역장, 롯데멤버스 대표에는 전형식 롯데백화점 디지털전략본부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장이 맡는다.

다만,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유통 계열사 중 올해 양호한 실적을 거둬 이번에 유임될 전망이다.

롯데지주 측은 오는 19일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으로, 업계에서 현재 제기하는 인사설은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세대교체에 주목하면서 유통가 전반에 퍼진 불확실한 상황 돌파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모습이다. 안정보다 변화를 택한 롯데그룹이 유통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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