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 법률대리인 통해 입장 발표
한진그룹 “회사 경영 차질 없도록 만전”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사진=한진그룹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조원태 회장 체제로 전환한 한진그룹이 ‘남매의 난’ 위기에 처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선친의 ‘공동 경영’ 유훈과 달리 조원태 대표이사가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동생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이다.

한진그룹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상속인들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면서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월 8일 선친인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선친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3남매에게 유언으로 “가족 간 화합해 회사를 잘 이끌어나가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공동 경영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하며 갈등을 빚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별세하며 그의 한진칼 지분 17.84%는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됐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기존 2.32%에서 6.46%로 확대됐다. 이 고문의 지분은 5.27%,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의 한진칼 지분율은 6.43%, 6.42%다.

3남매의 지분율엔 큰 차이가 없다. 일각에서는 향후 한진그룹의 남매간 갈등이 불거져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같은 날 입장자료를 내고 “한진그룹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과 고객 및 주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및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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