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사장, 하차배경 두고 설 난무, “조용히 지내겠다”…서복현기자·안나경 아나 투톱 체제

손석희 앵커. 사진/뉴시스

[월요신문=천미경 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진행 6년 3개월 만에  JTBC 뉴스룸 앵커에서 하차한다.  JTBC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 후임은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 현장에서 보인 취재 열정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서복현 기자가 잇는다.

손사장이 앵커에서 물러난 배경을 두고는 그럴듯한 설이 파다하다. 일각에서는 새해를 맞아 JTBC가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한 데 따른 자연스러운 하차라는 해석도 없지 않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사태 때 10%에 이른 시청률이 최근 2%대로 곤두박질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풀이도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법적 갈등을 빚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가 팬덤 '아미'의 항의를 받는 등 논란에 휩싸였고, 손 사장이 직접 방송을 통해 사과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에 앞서 가장 뉴스룸의 신뢰에 타격을 가한 사건은 손 사장의 주차장 뺑소니 의혹이다. 한 시민단체는 손 사장이 2017년 4월 견인차를 상대로 접촉사고를 내고 도주했다고 고발, 손 사장은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에서는 손 사장을 무혐의 처분했으나, 뺑소니 사건보다 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 의혹이 더 주목받았다. 손 사장은 이 과정에서 사고를 취재하던 프리랜서 기자 김웅 씨를 폭행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였다.

손 사장은 앵커에서 물런난 것과 관련 이날 JTBC 보도국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앵커 하차 문제는 1년 전 사측과 얘기한 바 있다. 경영과 보도를 동시에 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은 회사나 나나 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렇게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것은 사측이 앵커 하차를 제안했지만 동의한 것은 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본인의 앵커 하차를 두고 전날 JTBC 기자들이 사측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사퇴 배경과 이유를 둘러싼 여러 해석이 나오자 이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손 사장은 "내가 급작스럽게 내려간다고 하지만 사실과 다르다. 아마도 내가 좀 더 앵커직에 있을 거라는 예상을 해서였겠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결국 하차는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늘 갑작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퇴 이유와 관련된 총선 출마설, MBC 사장 지원설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음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라시(정보지)는 지금도 열심히 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음해용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알 것"이라며 "타사 이적설도 도는데 나는 제안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손사장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최승호 문화방송 사장의 후임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도는 데 대해  “뭐 말들이야 많지요. 제안받은 바 없습니다”라며 “조용히 지낼랍니다”라고 전했다.

후임자로 선정된 서복현 기자에 대해서는 "너무 강력히 사양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내가 밀어붙였다"며 "이제는 후임자를 격려하고 응원해서 같이 가야 한다. 그에게 힘을 주시라"고 했다.손 사장은 "오랜 레거시 미디어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서는 물러설 때가 됐다"며 "누가 뭐래도 JTBC는 새해 새 전망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손사장의 뉴스룸 앵커 하차 소식에 보도권 침해를 우려하며 반발하는 기자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국기자협회 JTBC지회는 23일 밤 사내에 성명서를 붙여 "JTBC 보도원칙을 세우고 이를 지켜온 앵커의 갑작스러운 하차에 반대한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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