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사장, CES서 ‘기업 정체성’ 변화 따른 새 이름 구상 밝혀
국내 ICT 기업 간 초협력 제안…자회사 IPO 계획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로리스 더 프라임 립(Lawry's The Prime Rib) 레스토랑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SKT

[월요신문=고은별 기자] SK텔레콤이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 통신회사를 넘어 ‘ICT 복합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거론되는 새 사명은 ‘SK하이퍼커넥터’. 국내 ICT 기업과 AI ‘초협력’을 추진하고 SK텔레콤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담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당사 박정호 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 2020’ 행사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명 변경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MNO(이동통신)와 New ICT(미디어·보안·커머스)를 양대 성장 엔진으로 삼는 ‘듀얼 OS’ 경영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New ICT 사업 매출이 이미 SK텔레콤 전체 매출의 40% 차지하는 만큼 기업 정체성 변화에 따라 사명 변경을 고민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현재 통신 매출이 60%, New ICT가 성장하면 비슷해질 텐데 정체성에 걸맞은 이름 변경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텔레콤이란 브랜드도 좋지만 이름을 바꾸는 고려를 해도 되는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통신,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초협력을 의미하는 SK하이퍼커넥터 같은 이름을 이야기해봤다”면서 사명 변경을 통한 회사의 총체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New ICT 사업 비전으로는 ▲유료가입자 1000만의 종합 미디어 회사 ▲연매출 1조 클럽을 넘어선 ICT 융합 보안 회사 ▲국내외 협력을 통한 커머스 업계 게임 체인저 등을 제시했다.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원스토어 등 자회사에도 듀얼 OS 경영 체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박 사장은 “이르면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자회사도 있을 것이며, 상장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지금 우리가 가진 성과 보상 체제를 넘어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임에 성공한 박 사장은 올해 3년의 새 임기를 맞이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ICT 기업 간 AI 초협력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이 지상파 방송사 3사와 손잡고 출범한 토종 OTT 서비스 ‘웨이브(Wavve)’가 초협력의 대표적 사례다. 그는 “글로벌 기업끼리는 이미 초협력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고자 국내 주요 ICT 기업들에게 협력을 제안했다. 또한 SK텔레콤이 이 같은 초협력의 중심에서 하이퍼커넥터(Hyper Connector) 역할을 할 것이란 의지도 드러냈다.

5G 경쟁력과 관련해선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 글로벌 대형 사업자들과 협력을 맺고 제반 영역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더불어 5GX클러스터 ‘부스트 파크’ 등 5G 이용 사례를 선제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다양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 협력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번 CES에서도 앤디 제시(Andy Jassy) 아마존웹서비스(AWS) CEO를 만나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반 클라우드 사업 논의했다. 글로벌 전기차 기업 바이톤과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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