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에도 이동통신 시장 내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
단통법 폐지에도 이동통신 시장 내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사진=편슬기 기자

[월요신문=편슬기 기자]단통법 폐지 이후 스마트폰 단말기 할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세간의 기대와는 달리 이동통신사들의 공시 지원금을 포함해 대리점의 지원금 마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며 실망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단통법 폐지와 함께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로 '보조금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던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단통법이 폐지된 지 3주가 지났음에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간 기기값 경쟁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5의 이통 3사 공시지원금은 평균 20만원대로 낮게 책정된 편이다.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과 플립7의 경우 이통 3사 평균 공시지원금은 50만원 가량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단통법이 폐지됐는데 공시지원금이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다.

일부 매장(성지)에서는 최대 70만원까지 추가 보조금을 제공하기도 한다. 공시지원금과 함께 적용 시 최대 100만원 이상 할인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성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등 접근성이 낮아 실질적 할인 체감이 되지 않는다. 

이통사 간 고객 탈환이 과열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통신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우선 마케팅에 비용을 쏟아부어 타 통신사의 고객을 일정부분 흡수한다 하더라도 들인 만큼의 아웃풋(효과)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과거 단통법 이전 '출혈경쟁'이 난립하던 때는 이동통신 사업이 한창 성장하던 시기였다. 이에 통신사들은 자사 고객층을 더욱 늘리기 위한 작업에 매진했다. 신사업을  필요도 낮았기 때문에 마케팅에 상당한 지출을 부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이 높은 지원금을 받고 저렴한 가격에 단말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통신사들의 수익 구조가 이동통신 사업에만 국한된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전과 같은 '공짜폰'이 나오기 어렵고 입을 모은다. 또 AI와 관련한 신사업을 대거 준비 중이거나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통 3사 입장에서도 마케팅에 비용을 쏟는 '출혈 경쟁'이 어렵다. SK텔레콤을 제외한 KT와 LG유플러스의 2025년 2분기 실적이 역대급을 기록했음에도 경쟁에 시큰둥한 이유다. 

다만 아이폰 17 출시와 함께 반짝 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들려오고 있다. 전통적으로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의 공시지원금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미 KT는 애플 전용 브랜드관 개설을 예고하며 홍보에 나섰다. 또한 미리 알람을 설정하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아이패드 등의 경품 혜택을 지급하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KT가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지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반격이 예상됨에 따라 '반짝 할인'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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