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이상훈 기자]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상승해 국내 점유율 80%를 돌파했다. 통상적으로 70%대 점유율을 보였던 갤럭시 점유율이 80%를 초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AI 선점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증가와 더불어 애플의 혁신 정체가 이 같은 결과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14일 발표한 월간 스마트폰 보고서 '마켓 펄스(Market Pulse)'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삼성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 점유율이 82%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국내 점유율 8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반면,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증가하면서 점유율도 4%p 증가했다.
이번 삼성의 판매량 증가는 갤럭시 S25 시리즈와 갤럭시 Z 폴드 7의 지속적인 인기, 그리고 AI 중심의 하드웨어 혁신 효과가 컸다. 특히 갤럭시 S25 시리즈는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을 채택, 전작보다 CPU(중앙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이 각각 30~40% 향상되며 멀티코어 작업과 그래픽 처리, 온디바이스 AI 기능까지 크게 강화됐다. 새로운 NPU(신경망처리장치)는 이미지 처리와 디바이스 내 AI 작업에서 40%까지 효율이 늘어났고,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칩셋 대비 일부 항목에서 앞선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갤럭시 최신 모델은 카메라 성능도 2억화소 카메라를 장착했으며, 강력한 AI 이미지 생성, AI 지우개 등 AI 기능의 완성도를 높였다.
갤럭시 Z 폴드 7 역시 하드웨어 혁신에 성공했다. S펜 탑재를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UTG(Ultra Thin Glass)의 두께를 늘려 내구성과 주름 개선에 집중했으며, 펼쳤을 때 두께 4.2mm, 무게 215g으로 슬림화·경량화를 동시에 달성했다. 전작 대비 가격은 약 10만원 인상됐지만, 고액 지원금 정책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며 초기 판매 호조로 연결됐다.
이처럼 올해 내내 삼성전자의 갤럭시 강세가 지속됐지만 하반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17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애플은 지난해에 이어 한국을 1차 출시국에 포함시키고, 올해는 애플페이에 티머니를 도입하며 대중교통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등 한국 시장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두 기업의 스마트폰 승부처는 역시 올해에도 AI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5년 WWDC 이후 애플의 AI 기술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고, '애플 인텔리전스'로 발표된 기능 대부분은 아직 구현되지 않았으며 출시 일정도 불투명하다.
애플의 AI 어시스턴트 '시리(Siri)'의 대대적 업그레이드는 2026년까지 미뤄졌고, 프라이버시 중심의 전략을 강조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더 빠르고 강력한 AI 경험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와 구글 등 경쟁사로 이동 중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AI 지연이 서비스·하드웨어 생태계 전반의 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젊은 층 사이에선 삼성 갤럭시 플래그십에 대한 수요가 견고하며, 아이폰의 고객 충성도가 여전히 높지만, AI 혁신 및 가성비, 그리고 퀄컴 칩셋의 압도적인 성능 향상에 힘입은 삼성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애플은 관세 영향으로 인해 신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