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6.27’ 및 ‘9.7’ 대출규제 발표 이후에도 부동산 열기가 꺾이지 않자,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부동산 시장 자극을 우려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유력했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폭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이르면 올해 11월 늦어지면 내년 초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비롯해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부동산 시장 자극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연달아 내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6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한두 달 미뤄도 경기를 잡는 데는 큰 영향이 없는데, 금리 인하 시그널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더 고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18일 미국 워싱턴 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 방문해 "중립 금리를 고려할 때 금융 안정을 전체적으로 함께 고려해야 하므로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약간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지난달 25일 발표된 한은 금융 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금융 여건 완화(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금융 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거시건전성 정책의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황건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지난달 2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이 9월에도 8월만큼은 아니지만 늘어나고 있다"며 "연간 기준으로 목표했던 경제성장률 수준만큼은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추석이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석에)가족들이 모여 어떻게 할지 의사결정을 많이 할 것 같은데, 그 부분을 구체적으로 좀 더 봤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황 위원은 특히 “지금 금리를 결정하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금융 안정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하며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었다.
또 “한은은 집값 그 자체보다 집값 상승세가 확산해 가계대출 증가세로 이어지는 것을 걱정한다”며 “정부가 나온 대책들의 효과를 좀 더 지켜보다가 추가 대책 필요성을 검토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5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27%로, 직전 주(0.19%) 대비 0.08%p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9월 들어 0.09% → 0.12% → 0.19% → 0.27%로 4주 연속 확대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의 ‘9.7 대출규제’가 시장에 효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 월요신문=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