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이 수익성 악화로 인천공항 화장품·향수·주류·담배 DF2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이호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수익성 악화로 인천공항 화장품·향수·주류·담배 DF2 권역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이호영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재작년(2023년) 4월 인천공항 화장품·향수·주류·담배 10년 사업권(DF2)을 따낸지 약 2년 만인 지난달 30일 수익성 악화에 따라 최종 반납하면서 차기 운영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업계 선두 롯데면세점이 다시 인천공항 입찰에 나설지 주목된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신세계면세점이 운영 중단을 결정한 DF2 권역은 신라면세점이 철수한 DF1과 함께 화장품·향수·주류·담배를 취급하며 알짜 매장으로 알려진 곳이다. 신세계면세점은 DF2 사업권을 내년(2026년) 4월27일부로 반납한다. 

이번 결정은 개별 위주 방한 여행객 변화, 여행객 소비 변화와 맞물려 현재 업계 적자 주범으로 꼽히는 임대료 등으로 수익성이 맞지 않아서다. 

신세계면세점은 "시내면세점인 명동점과 DF4 패션·잡화에 역량을 집중, 면세점 체질 개선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밝힌 상태다. 

인천공항이 임대료 조건을 파격적으로 내걸지 않는 이상 업계 입찰 참여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업계는 적정 임대료에 인천공항에 입점할 수 있다면야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임대료 부담으로 T1(2021년 2월)에 이어 T2(2023년 7월)를 끝으로 인천공항에서 완전히 철수한 롯데면세점은 "사실 임대료 관련해 높게 써냈던 게 문제였던 것이고 적정 금액에 들어갔다면 철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업계 모두 엇비슷한 입장일 것이라고 본다. 일단 공고가 떠야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고 입찰 여부도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달 중순경부터 말 사이 입찰 공고가 뜰 것이라고 보고 주시하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30일 철수 공시 직후 신세계면세점은 고환율과 경기둔화, 주고객 구매력 감소, 소비패턴 변화 등 업황 변화와 맞물려 운영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경영상 손실을 주된 철수 이유로 꼽았다. 신세계면세점은 객단가 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40% 인하를 공식 요청했다. 법원은 27.2% 인하를 강제 조정 결정했지만 인천공항공사가 이를 최종 거부하면서 임대료 인하 협상이 결렬됐고 철수로 이어진 것이다. 

◆ 한때 면세점 꽃 '화장품·향수', 스테디셀러 '담배·주류' 매장...여객 늘고 면세 이용객 줄자 '직격타' 

아이러니하게도 잇따라 사업권이 반납된 DF1(신라)·DF2(신세계) 권역은 한때 면세점 꽃으로 불리던 화장품·향수 매장과 공항 매출이 높은 주류·담배 매장인데, 애초 그만큼 여객 연동 입찰가(여객당 단가)를 높게 써낸 곳이어서 매출이 안 나오자 타격이 더 컸던 게 이유로 추정된다.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DF2 권역 '여객당 단가'로 9020원을 써내 최고가로 획득했던 것이다.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올 하반기 들어 연이어 내놓은 DF1·DF2 권역은 2020년 2월부터 수년 동안 거듭된 유찰(임시 운영) 끝에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고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에 걸쳐 있던 15개(T1 9개·T2 6개) 사업권을 7개로 대폭 통합, 손질한 사업권이다. 

이 중 대기업 일반 사업권은 5개로 DF1·DF2 매장 규모는 각각 1288평(4258㎡), 1430평(4709㎡)으로 이번에 신세계면세점이 내놓은 DF2 매장은 일반 사업권 중 매장 규모가 가장 크다. 

당시 임대료 방식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매출 연동은 아니었다. 인천공항은 임대료 산정 방식을 '고정 최소보장액' 형태에서 '여객당 임대료' 형태로 변경했다. 이는 고정 임대료를 벗어나긴 했지만 매출 연동이 아닌 여객 연동으로 바뀌면서 인천공항 이용객이 많아지면 임대료를 많이 내야 하는 구조다. 

이 공항 이용객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면세점 이용객이 많으리란 보장은 없었지만 당시 업계가 이처럼 중국 내수가 좋지 않고 단체 여행객보다 개별 여행객이 대세가 되면서 면세점 이용률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현재도 중국 단체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지면서 중국 내수가 풀리면 단체 여행객이 늘어나리란 업계 기대감만큼은 여전한 상황이다. / 월요신문=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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