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2025전국당원대회'에서 조국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3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2025전국당원대회'에서 조국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신임 대표는 23일 당대표에 취임하며 '개헌'과 '주거권 보장'을 당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간 정치적 정체성의 핵심이었던 검찰개혁은 당선 수락 연설에서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팬덤 정치와의 선을 그으면서도 사법 개혁 이슈 대신 개헌·부동산·주거권 의제로 방향을 재조정한 모양새다.

조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시 오스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통해 “오늘 '국민 중심 큰 정치'를 선언한다. 조국혁신당은 당원주권과 국민주권이 조화롭게 실현되는 정당으로 진화하겠다”며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당원의 열정은 엔진이 되고, 국민의 목소리는 방향이다. 두 목소리가 따로 가지 않고, 함께 가는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개헌을 ‘새로운 대한민국’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개헌으로 이어져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제7공화국을 여는 쇄빙선이 되겠다”며 “저는 제7공화국을 여는 두 가지 개헌 경로를 제안한다. 첫째, 즉각적인 '국회 개헌연대'를 구성하자. 둘째, '지방선거와 지방분권 개헌' 동시 투표를 내년 6월에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주요 정책 비전으로는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앞세웠다. 조 대표는 “조국혁신당은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 사회권 선진국으로 나아가야한다”며 “행복이 권리가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권 가운데 하나인 주거권이, 먼저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토지공개념 입법화 및 행정수도 이전, 대법원·대검찰청 지방 이전 ▲보유세 정상화 및 거래세 완화 ▲토지주택은행 설립 및 국민 리츠 시행, 강남권 주택 100% 공공임대 주택 공급 ▲전세사기특별법 즉각 통과 등 이른바 ‘주거권 패키지’를 제시했다.

조 대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을 “다주택자의 이기심, 투기꾼의 탐욕, 정당과 국회의원의 선거 득표 전략, 민간 기업의 이해득실이 얽힌 복마전”이라고 규정하며 “결국, 전세와 월세에 짓눌리는 청년과 국민은 소외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복마전을 끝내야 한다. 조국혁신당이 끝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청년을 비롯한 모든 국민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구조 개편의 핵심 해법으로는 토지공개념과 중앙 사법·감사 기관의 지방 이전을 들었다. 조 대표는 “토지공개념은 부동산 공화국과 강남 불패 신화를 해체하기 위한 근본적 처방”이라며 “감사원, 헌법재판소, 대법원, 대검찰청 모두 지방으로 이전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세정책과 관련해서는 다주택자 매물을 유도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주장했다. 그는 “보유세를 정상화하자. 불평등 해소와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거래세는 완화해야 한다”며 “다주택자의 매물을 유도하는 장 빠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임대 확대 구상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조 대표는 “토지주택은행을 설립하고 국민 리츠를 시행하자”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고품질의 100% 공공임대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 세대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전세사기 문제에 대해서는 “전세사기 특별법의 즉각 통과”를 촉구했다. 그는 “전세사기로 전국의 청년들이 고통 받고 있다. 전세사기는 뿌리 깊은 불평등의 결과물로 사회적 재난이다. 반드시 국가가 공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서 조 대표는 정작 그간 정치 행보의 핵심 의제였던 검찰개혁은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과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 관련 언급도 ‘부동산 공화국과 강남 불패 신화 해체를 위해 이들 기관을 모두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맥락에 한정됐다.

조 대표는 당대표 선출 직후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언론과의 백브리핑도 생략했다.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박병언 대변인은 “(백브리핑을 생략한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라며 "오늘 당대표 수락 연설문을 고심해서 작성한 것으로 안다. 그 메시지 중심으로 언론 보도가 나갔으면 하는 뜻 이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국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충주 오스코에서 열린 3기 지도부 선출 전국당원대회에서 찬성 98.6%, 반대 1.4%의 지지를 얻어 3기 당대표로 선출됐다. 앞서 지난해 7월 치러진 2기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에서도 찬성 99.9%로 당대표에 오른 바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전체 선거인단 4만4517명 가운데 2만1040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 42.1%를 기록했다. 최고위원에는 신장식 의원(77.8%)과 정춘생 당 정책위의장(12.1%)이 각각 선출됐으며, 신 의원은 수석최고위원으로서 당대표 궐위 시 대표직을 승계한다. / 월요신문=박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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