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다린 기자]최근 ‘으리’ 열풍이 불고 있다. 배우 김보성이 출연한 한 음료 광고에는 모든 단어 안에 으리가 포함되며 으리가 강조된다. ‘항아으리’, ‘신토부으리’, ‘아메으리카노’ 등의 말장난이 인기를 끌며 네티즌들 사이에선 ‘으리’를 활용하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각종 방송프로그램에서부터 최근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자신이 지역과의 ‘으리’를 지킬 수 있는 후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으리’ 열풍을 증명했다.

‘으리’ 열풍은 비단 언어적 유희를 떠나서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정과 인연에 맞닿아 있다. 점차 각박해지고 차가워지는 사회 속에서 ‘으리’는 이를 보완하는 따뜻함의 코드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미에 반하는 ‘나쁜 으리’도 있다. 전 국민을 비통에 빠뜨린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관피아가 그것이다. 최근 국무총리 후보직을 사퇴한 안대희 전 후보자 역시 전관예우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이것은 퇴직한 고위 관료와 관련 기업 간의 끈끈한 ‘으리’다. 그리고 한국 사회를 좀먹는 병폐다.

기업을 외부에서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 명단에도 퇴직 관료를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기업들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인사를 선임했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업계는 퇴직 관료의 입김으로 세무조사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같은 정부의 칼날을 막아주는 ‘로비스트’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다린 산업 1팀 기자
요즘 말로 하면 ‘바람막으리’가 되는 것이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으리’ 열풍을 통해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의리가 아니다. 국민들은 갑의 횡포와 골목상권 침해를 막을 수 있는, 대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함께 사는 상생의 ‘으리’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 역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약속하는 대국민 ‘으리’를 지켜야 한다.

부디 정·재계에 몸담고 계신 분들이 국민의 염원이 담긴 ‘으리’ 열풍을 올바르게 해석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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